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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 뉴스 비치클린업 현장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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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클린업 현장에 다녀오다
블루마린은 푸른 하늘과 바다를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
하늘은 맑았다. '손톱으로 툭 튀기면 쨍하고 금이 갈 듯'(벽공, 이희승) 팽팽하게 펴진, 파아란 하늘이었다. 오늘의 목적지인 울산의 푸르디푸른 바다색이 절로 떠올랐다. 울산, 이곳 애터미파크에서 장장 312킬로미터 떨어진 대한민국 중공업의 상징적인 도시다. 그곳으로, 그 앞바다의 청정함을 위해 해양쓰레기 정화 활동을 하러 갈 참이었다.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울산의 일산지 해수욕장. 한 눈에 보기에도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제법 널려 있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푸른 모자를 쓴 50여 명의 애터미 영리더스클럽 회원들은 하나 같이 한 손에는 긴 장대 집게를, 다른 손에는 대형 마대자루를 들고 있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새삼 실감났다. 여기저기, 구석구석 빈틈없이 쓰레기를 찾아 포획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땀 꽤나 흘려야 하는 일이라, 괜히 왔다는 생각이 잠깐 스쳤다. 잠시의 후회를 뒤로 하고 쓰레기 수거 작업은 시작됐다. 영리더스들을 비롯한 오늘의 해양쓰레기 정화단원들은 마치 먹이를 찾아 헤매는 산기슭의 하이에나처럼, 일산지 해수욕장 일대의 해변을 샅샅이 훑으며 쓰레기를 사냥했다. 빈 페트병, 음료 용기, 각종 음식물 포장지와 스티로폼 등이 모래사장 위로, 또는 자갈 틈새로 삐죽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이미 근로봉사자분들이 일차 정화를 마쳤음에도, 미처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들이 적지 않았다.
울산시 공무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정부가 해안가 및 어항 등지, 바닷속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만 해도 약 11만 4천 톤에 달한다. 울산시 역시 매년 찾아오는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 연안에 떠내려 온 쓰레기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한 울산시의 예산은 올해에만 11억 4500만 원이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 쌓이는 해양쓰레기는 기간제 근로자들의 노력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해양쓰레기 정화 활동은 A, B 두 개조로 구역을 나누어 진행했다. 쓰러기들은 파아란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하얀 백사장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 속에 잡음처럼 끼어들어 있었다. 모래 바닥을 뒤지고 자갈 틈을 비집고 사이사이 쓰레기들이 끼어있지나 않은지 면밀히 살피는 것은 쉽지 않았다. 큰 쓰레기들보다는 오히려 작은 쓰레기들을 찾는 것에 집중력이 필요했고, 피로감도 컸다. 형형색색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 병뚜껑, 담배꽁초, 뜯긴 과자 봉지 등등. 해양 생물들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작은 쓰레기들은 몇 발자국이 멀다하고 발견됐다. 함께 쓰레기를 줍던 한수민 샤론로즈마스터는 해안가에 쓰레기 무더기가 쌓여 있고 동물들이 죽어있는 그림을 상상하고 왔단다. 사실 우리가 TV에서 방영되는 다큐멘터리나 뉴스를 통해 접하는 해양오염은 현실 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무심코 떨어뜨린 포장지 하나, 쓰레기통이 안 보인다고 길가에 놓아둔 페트병, 휙 던진 담배꽁초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나라보다 열여섯 배나 넓은 쓰레기 섬이 되어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김완숙 스타마스터는 환경은 어떤 특정 기업,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조심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해양쓰레기 정화 활동은 2시간 동안 진행 됐다.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일상 속 친환경 실천’의 중요성을 말했다.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인 셈이다. 일상 속에서, 환경의 중요성은 종종 편의에 묻혀 잊혀 지거나 외면당하기 쉽다.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쓰레기 산이나, 죽어가는 해양 생물들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 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번 비치클린업의 수확은 단지 몇 백 킬로그램의 쓰레기를 주웠다거나, 몇 시간의 친환경 봉사활동을 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사소하게 치부되는, 그래서 종종 잊어먹는, 또는 귀찮고 불편해서 넘겨버리는 친환경 활동의 중요성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진정한 블루마린은 대대적인 캠페인 속에 숨겨진 우리들 개개인의 노력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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