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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게스의 반지는 누가 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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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게스의 반지는 누가 끼고 있을까?
우리 전래동화에 ‘도깨비감투’ 이야기가 있다. 머리에 쓰면 투명인간이 되어 남의 눈에는 띄지 않게 되는 감투를 우연히 얻게 된 어떤 사람이 이것을 쓰고 시장에 가서 도둑질을 했다. 그런데 번잡한 곳에서 지나가던 사람의 담뱃불에 그만 감투에 구멍이 나게 되어, 그곳을 빨간 헝겊으로 기웠다. 그걸 쓰고 도둑질을 계속했는데, 사람들은 빨간 헝겊 조각이 왔다 갔다 하면 물건이 없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빨간 헝겊 조각이 나타나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나타나자 한꺼번에 덮쳐서 감투를 벗기고 실컷 때려주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유형의 설화는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이것은 인간의 내면적 심리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우선 내가 하는 행위를 남이 몰랐으면 하는 익명성(匿名性)에 대한 욕구, 익명성이 보장되면 남몰래 이득을 취하고 싶다는 욕망, 그러나 결국 들켜서 혼이 난다는 권선징악(勸善懲惡)적인 요소가 모두 들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해보자. 만약 당신에게 마법의 모자가 있어 그걸 쓰는 순간 투명 인간이 되어 당신이 하는 행위를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르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보물을 훔치는 등의 악행을 할것인가, 아니면 몰래 남을 도와주고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는 선행을 할 것인가?
이건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로, 참으로 철학적인 문제이다. 이런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플라톤의 국가론 제2권에 실려 있다. 바로 그리스의 전설인 기게스의 반지(Ring of Gyges)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소크라테스와 글라우콘의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이것이 사실상 인문학과 철학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글라우콘은 플라톤의 형인데, 플라톤은 그의 입을 통해 인간이 직면하는 근본적인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 거기에 대하여 소크라테스, 사실은 플라톤이 답하는 형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기게스는 리디아 왕국의 왕에게 고용되어 왕의 양 떼를 돌보는 선량한 양치기였다. 하루는 양들에게 풀을 뜯기던 중 폭우가 쏟아지며 지진이 나서 땅이 온통 갈라지고 큰 구멍이 생겼다. 그는 이것을 보고 놀라 구멍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신기한 것을 목격했다. 거기에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커다란 덩치의 시체를 보았는데, 그 시체의 손에 금반지가 끼워져 있었다.그는 금반지를 빼서 밖으로 나와 그걸 자기 손가락에 끼고 다녔다. 그 후 매달 열리는 양치기들의 모임에 참석해 왕에게 양들의 현황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무심코 반지의 구슬이 자신을 향하도록 돌렸더니, 갑자기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옆에 있던 다른 양치기들은 기게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두리번거렸다. 그는 깜짝 놀라 반지의 구슬이 다시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돌렸더니 그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다시 확인해봤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기게스는 왕에게 양 떼의 상태를 보고하는 역할을 자청해 왕궁을 출입하면서 왕비를 유혹해 간통하고, 왕비와 공모하여 왕을 죽인 뒤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이것이 플라톤의 국가론에 기록된 스토리이다.
글라우콘이 사실은 플라톤이 전설을 끌어내어 말하고자하는 바는 인간의 본성에 관해 묻고 있다. 인간이 자기의 행위를 아무도 모르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아무런책임을 지지 않도록 해주는 마술 반지를 가지고 있다면,인간은 과연 정의로운 행동을 할 것인가? 글라우콘은 누구든지 마술 반지를 가지고 있다면 윤리적 가치는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 아니냐고 소크라테스에게 묻고 있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단호하게 말한다. “인간에게는이성이 있고, 이성이 자신을 통제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부정한 행위로 인해 얻는 이득이 아무리 크더라도, 오직이성이 원하는 행위만이 진정으로 행복을 가져다준다.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오직 도덕적 행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도덕적 행위는 그 자체로서 보상되는 것이다.그 보상은 정의롭지 못한 방법으로 왕위를 빼앗은 기게스의 행복보다 훨씬 크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므로 그 마술 반지를 가졌더라도 부정한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행위는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성선설을 굳게 믿고 있었다.
기업이든 팀이든 조직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려면 익명성 뒤에 숨어 사리(私利)를 취하는 행동이 있어서는 안된다. 조직 운영이 투명해야 하고, 또 그 누구도 대중 속에 숨어 사리(私利)를 극대화하려는 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우리는 모두 기게스의 반지를 갖기를 원하고 있고, 또 일부 특권층은 그걸 끼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사회적 통념이 다분히 사익과 윤리는 상호모순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사익의 추구와 윤리적 행위가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동서양의 인문고전이 모두 그걸 강조하고 있으나, 당위론적이고 추상적인 도덕성을 강조하는 것들이어서 실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발전하고 있는 양자역학이 인문고전에서 말하는 바가 사실이라는 과학적 근거나 되고 있다. 우리가 인문고전에서 보았던 성공학의 내용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도덕적 훈계가 아니라 매우 과학적인 사실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자연은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행하는 데로, 주문하는 대로, 선택하는 대로, 무엇이든지, 그가 누구이든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배달해준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긍정적인 마음, 갈망하는 마음, 적극적인 행동, 남에게 베푸는 선한 행동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이성연 경제학 박사
1989 경북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1986 보국훈장 삼일장 수상
1982 미국 브라운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취득
1976~2010 육군사관학교 및 3사관학교 교수 역임
1976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72 육군사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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