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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커버스토리- 그들은 왜 나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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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10. 22 이코노미스트 

[그들은 왜 나누는가] 미혼모에 100억, 어린이에 1000만 달러… 애터미의 나눔 DNA


글로벌 유통 기업 애터미(회장 박한길)가 15일 오후 질병과 기아에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에 1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날 충남 공주 애터미 오롯 비전홀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 전세계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1952년 참전 군인들에게 설교를 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인 목사 에버렛 스완슨. 그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수많은 전쟁고아들과 마주치게 된다. 어느날 새벽 그는 길을 가다가 인부들이 트럭에 무언가를 싣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밤새 굶주림과 추위에 얼어 죽은 아이들의 시체를 거두는 모습이었다. “너는 이것을 보았는데 이제 무엇을 하겠느냐”. 전쟁고아들의 참상을 눈으로 목격한 스완스 목사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이 질문과 마주했다. 그는 미국에 도착한 뒤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약 200만명의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시작이다.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창업 12년차를 맞은 한국의 한 기업이 세계 어린이 양육에 동참하겠다며 ‘한국컴패션’에 내놓은 금액이다.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 쾌척한 기부금액으로도 ‘통 큰 액수’지만 컴패션 70년 역사상 최대 기부금액이기도 하다. 이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누적 기부액은 2009년 설립 후 지금까지 5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주인공은 바로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성장한 직접판매기업 애터미, 그리고 박한길 회장이다.



수혜국에서 후원국으로…’기적의 시작’

“컴패션은 기적의 시작입니다”. 지난 15일 충남 공주시 애터미 오롯비전홀.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에 전 세계에서 모인 애터미 회원들의 환호가 가득 메워졌다. 박 회장이 한국컴패션과 나눈 기부의 뜻을 알리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이곳에서 열린 오프라인 기부행사는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온라인으로 동시접속한 세계 각국의 회원들의 모습이 무대 뒤 초대형 LED전광판에 비춰지자, 마치 이 자리에 함께 와있는 듯한 현장감이 더해졌다.


충남 공주 애터미 오롯 비전홀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 가수 주영훈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 [김성태 기자]

작곡가 겸 가수 주영훈씨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박 회장과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 가수 션(한국컴패션 홍보대사)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부금 전달식에서 주씨는 “박 회장이 결연을 통해 전 세계 25개 빈곤 국가 어린이들을 양육하는 컴패션에 한화 약 120억원을 기부했다”면서 “이는 컴패션 70년 역사상 최대 기부금액”이라고 소개했다.

박 회장이 손을 잡은 컴패션은 한국 전쟁 후 꿈을 잃었던 한국 아이들의 희망이었다. 1993년까지 10만명 이상의 한국 어린이들을 키워냈고, 받았던 사랑을 다시 베풀기 위해 2003년 한국에 뿌리를 내렸다. 이후 컴패션은 수많은 빈곤 국가를 방문하며 전 세계 아이들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나갔다.


한국의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컴패션을 설립한 스완슨 목사. [사진 컴패션]

하루 종일 돌을 깨야 비로소 한 끼의 죽을 먹을 수 있던 12살의 우간다 소녀 마리암. 공개된 우간다 트립 영상 속에서 배우 차인표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마리암과 결연을 맺으며 “우리는 삶에 대해 감사할 게 많은 데 감사를 놓치고 산다”는 소회를 전했다. 그는 기부의 참의미에 대해 “이들이 작은 후원을 받고 삶이 변해가는 걸 보면서 오히려 내 삶을 돌아보고 작은 감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 애터미 오롯 비전홀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 컴패션 홍보대사 션이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 김성태 기자]

마이크를 잡은 가수 션은 이 영상을 소개하면서 기부의 가치가 ‘더 행복해지는 삶’에 있다고 설명했다. 션은 “아이 4명의 부모이자 결연을 통해 맺어진 1000명의 아이들, 총 1004명의 부모가 됐다”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한 기부지만 그들을 통해 기적을 보고, 오히려 얻어진 게 많다”고 기적의 시작을 독려했다.

자립 가능한 성인되도록 돕는 ‘축복의 통로’

객석에 앉아 무대를 지켜보던 박 회장은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행사 중간 중간 눈물을 훔치는 그의 모습이 [이코노미스트]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컴패션과 나눈 마음은 이들의 시작과 같다. 그는 이 시작을 ‘축복의 통로’라고 표현했다.

박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에 자연재해까지 겹쳐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는 층이 어린이”라며 “진흙죽을 먹고 살아가는 마다가스카르 아이들을 보면서 코로나 팬데믹과 자연재해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생각을 하는 차에 컴패션과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컴패션 결연 영상을 보고 눈물을 훔치는 박한길 회장. [사진 김성태 기자]

컴패션이 단순히 물질적 지원을 하는 곳이 아니라 ‘어린이 양육 기구’로, 이들이 가난과 재해, 질병에서 벗어나 자립 가능한 성인이 될 때까지 돕는 전인적 지원 창구라는 점도 박 회장의 마음을 동하게 한 부분이다.

박 회장은 “당장의 배고픔을 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어쩌면 더욱 중요한 것이 가난을 극복하고 일어나 자립 가능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그 일을 컴패션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과 한국컴패션은 이번 기부금을 ▲아이티 지진피해를 돕는 긴급양육 보완 사업 ▲코로나19 긴급양육 보완 사업 ▲아시아 지역 청소년 양육 개발 프로그램 ▲미결연 어린이 후원금 ▲Growing252 사역 후원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국컴패션은 이번 기부로 1만2000여명의 후원 어린이 가정과 34개 컴패션어린이센터가 지원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3년 동안 400억원 이상…영업이익 10% CSR로



박 회장이 이끄는 애터미는 토종 네트워크마케팅 기업이자 글로벌 유통기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23개 나라에 진출해 있으며 160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통합 매출로 1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실적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 회사의 CSR비용이다. 애터미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영업이익의 10%에 해당하는 4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박한길 회장과 아이들. [사진 애터미]

박 회장의 남다른 ‘나눔 철학’이 반영된 부분이다. 박 회장은 애터미 창립 초기 생존 기로에 놓일 만큼 어려운 순간에도 첫 월급 200만원의 10%를 떼 주변 학교에 급식비가 없는 아이들을 돕는 등 기부에 앞장서 왔다.

그때부터 나눔을 생활화 하면서 3가지 철학도 생겨났다고 한다. ‘큰 게 아니라 작은 것부터, 멀 리가 아닌 가까운 곳부터, 나중이 아닌 지금부터 나누자’라는 것이다. “어려울 때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게 그가 지켜온 소신이다.

회사가 기반을 잡아가면서 사랑의 열매 5000만원, 실로암안과 학술연구원 건립 및 개안수술 20억원 등 점점 기부 액수도 커졌다. 2년 전인 2019년엔 미혼모를 위한 ‘생소맘 기금’에 중견기업 최대금액인 100억원을 쾌척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사랑의 열매 기부식에 참석한 박한길 회장과 도경희 부회장 부부. [사진 애터미]

불우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 활동도 이어왔다. 지난해 보호종료아동 및 성범죄 피해아동 지원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에 4억원을 전달하는가 하면, 장애를 안고 있는 어린이들의 재활에 보탬이 되고자 전주예수병원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27억원을 지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올해 들어 기부 횟수는 더 늘어났다. 캄보디아 진료버스 운영비로 50억원을 기탁했고, 공주시 지방재정과 일자리 창출에 20억원을 쾌척했다. 여기에 한국컴패션 기부 약 120억원을 더하면 총 200억원 이상을 올해 나눔 비용으로 쓴 셈이다.

업계에선 올해 기부액 역시 이미 애터미의 영업이익 10%를 초과했다 보고 있다. 전경련 가입 220개사의 연평균 기부금이 영업이익 대비 4%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올해뿐 아니라 애터미는 기부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CEO스코어가 지난해 3년 동안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업종별 기부금 증감액과 기부금 비중 변화를 조사한 결과 애터미가 속한 유통·생활용품 업종 중 애터미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2018년 0.46%, 2019년 1.72%, 2020년 0.84%에 달했다. 이는 관련 업종 평균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기업은 사회가 성장하는 밑거름…ESG는 그 약속
박 회장은 CSR이 기업의 책임을 넘어 의무이자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돈을 벌었으니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라며 “기업과 사회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기업이 사회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재계에 불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애터미는 돈을 버는 시스템뿐 아니라 돈을 쓰는 시스템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다. 박 회장은 “번 돈은 쌓아 두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야 한다”면서 “기업은 우리 사회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돼야 하고, ESG는 그러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기업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애터미가 픽한 컴패션
“자선단체 많은데”…애터미가 한국컴패션을 ‘픽’ 한 이유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 [사진 애터미]

컴패션은 TV광고, 길거리 등 공개적인 모금 활동을 하지 않는다. 1993년 수혜국을 졸업한 뒤 2003년 지원국으로 한국에 뿌리내리게 된 ‘특별한 이력’ 탓에 NGO(비정부기구)로서의 역사도 짧은 편이다.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한국컴패션은 기독교를 중심으로 알음알음 나눔과 사랑을 전파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컴패션은 200만명 이상의 어린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12만여명은 한국컴패션에서 후원하고 있다.

서정인 대표는 2003년 컴패션이 한국에 다시 설립될 때부터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과 인연은 ‘컴패션을 주제로 한 CBS 방송 출연’이 맺어줬다. 방송을 처음 접한 건 박 회장의 아내인 도경희 애터미 부회장이다. 도 부회장 소개로 컴패션을 알게된 뒤 박 회장은 컴패션을 찾아 종사자들을 만났고, 서 대표와 오랜 시간 기부와 신앙에 대한 뜻을 나눴다.

박 회장 부부의 마음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긴 건 컴패션이 ‘양육기구’라는 점이다. 재해가 발생하거나 급박한 위급 상황에 나누는 구호의 손길이나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는 단기적 지원에서 그친다는 데 아쉬움이 따랐다. 반면 컴패션에는 가난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어른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을 주는 양육 커리큘럼이 존재했다.

서 대표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어린이들을 돕는 기관이 여럿 있다. 다들 후원금을 받는 방법은 똑같지만 쓰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이들 중 컴패션만 유일하게 양육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며 “뱃속에 있는 한 생명이 성인으로 자립해 설 수 있을 때까지 함께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후원이라는 개념이 컴패션에 녹아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양육 성과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컴패션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경제학과 브루스 위딕 교수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컴패션을 통해 전인적 양육을 받은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서 선생님이 되는 비율이 63% 높으며, 대학 교육을 마친 비율은 50~80%, 사회 리더가 되는 비율은 30~75% 더 높았다.

컴패션은 후원금 운영원칙도 8대 2로 준수하고 있다. 전체 후원금의 80% 이상을 수혜국 현지 어린이 양육비로 사용한다는 원칙을 설립 이후부터 지켜오고 있다. 운영비 사용에 효율성과 정직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서 대표의 철학이다. 한국컴패션은 지난해에도 약 747억원의 사업비 중 85.2%를 어린이 양육 프로그램 비용으로 사용했다.

서 대표는 “무조건적인 기부가 다 옳은 것이 아니라 기부도 가치를 보고 결정돼야 한다”면서 “결과물이 분명하고, 투자한 것에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도 컴패션이 다른 일들을 벌리지 않고 ‘양육에만 집중’하면서 운영시스템이 투명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컴패션은 또 2003년 설립 이후부터 재정 투명성을 위해 회계법인 외부감사를 받고 있으며 각 수혜국 역시 내·외부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박 회장은 “애터미 기부를 통해서 컴패션이 지속적으로 대중에게 각인되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면서 “액수가 크든 작든 돈을 잘 써줄 믿음직한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최소한 그들에게라도 컴패션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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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나누는가] 창립 12년 만에 2조 매출 ‘코 앞’…애터미의 경영 혁신 DNA
 
올해 국내외 매출 2조원 달성 확실…암웨이 추격
헤모힘‧앱솔루트 화장품 인기…협력사‧회원이 재산
한국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는 애터미 혁신 DNA


애터미 석세스아카데미 온라인세미나. 오롯 비전홀 무대. [사진 애터미]

세계 1위 암웨이가 선도하던 국내 직접판매(직판)시장. 지난 10년간 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 행보를 반복하면서 크고 작은 업체들이 직판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4년 101개에 머물던 업체 수는 새로 생겨나고 폐업하길 반복했지만 꾸준히 늘어 지난 2분기 기준 130개다. 이는 진입장벽이 낮아 진출하기 쉽지만 그만큼 생존이 어려운 시장이란 의미이기도하다. 국내 직판시장이 암웨이를 비롯해 허벌라이프, 뉴스킨 등 글로벌 대기업 편중현상이 두드러진 탓이다. 신생업체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 건 2015년을 전후해서다. 2009년 설립된 토종 업체 애터미가 돌풍을 일으키며 뉴스킨과 허벌라이프의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진출 8년 만에 매출 1조를 넘기면서 부동의 1위 암웨이를 턱밑까지 쫓고 있다. 더 의미 있는 성과는 애터미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점유율도 함께 늘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갓성비’ 제품력을 자랑하는 국내 직판 회사에서 이른바 ‘K-다단계’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제2 창업’을 일궈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강자를 위협하는 토종 후발 업체’, ‘창업 8년 만에 매출 1조 달성’. 애터미가 국내에서 남다른 입지를 다지게 된 데는 ‘혁신 DNA’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세계 직판시장 절대강자…암웨이를 위협하다

그 효과는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다단계판매업체 주요정보에 따르면 애터미는 지난해 국내 매출 1조600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한국암웨이 매출 1조2400억원을 바짝 쫓는 수치다. 여기에 해외법인 매출 8400만원을 더한 통합 매출은 1조9000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으로 보면 애터미의 성장세가 더 확연하다. 애터미 영업이익은 지난해 1361억원으로 한국암웨이의 783억원을 앞질렀다. 점유율 역시 양강체제를 유지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암웨이와 애터미 점유율은 2018년부터 각각 20% 안팎의 비등한 점유율로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다.

여세를 몰아 올해 전망은 더 밝다. 코로나19여파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덕에 올해 누적수출 1조원을 돌파했다. ‘간판제품’ 헤모힘은 여전히 잘 나가고 중국 시장 진출로 매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3개국에 진출해 있는 애터미 해외법인 대다수가 올 들어 50% 이상씩 성장한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선 올해 애터미의 통합 매출 2조 돌파가 확실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직판시장 절대강자인 암웨이에 비해 애터미의 출발은 30년이나 늦었다”면서 “10년 만에 전 세계 직판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세계 1위 업체를 위협할만큼 성장했다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제품·협력사·기업문화’ 삼박자

애터미의 성장 배경에는 주력 제품들의 성장과 든든한 협력사, 믿음직한 판매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애터미 열풍’의 일등공신은 건강기능식품 ‘헤모힘’과 기초 화장품 스킨케어 ‘앱솔루트 셀렉티브 스킨케어’다. 헤모힘은 홍삼 일색이던 국내 건기식 시장에서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면역 강화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16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 매출까지 합치면 연간 3000억원, 누적 판매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헤모힘 제품 이미지. [사진 애터미]


앱솔루트 셀랙티브 스킨케어 제품. [사진 애터미]

대표 화장품인 앱솔루트 셀렉티브 스킨케어도 지난해 65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토너와 로션, 앰플, 크림으로 기초 4종이 모두 담겼지만 가격은 19만원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안티에이징 제품보다 저렴하면서 제품력이 좋아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애터미의 대박 제품 탄생을 함께해 준 든든한 협력사도 성장 배경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애터미는 콜마비앤에이치, 한국맥널티 등 70여개 협력사와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로부터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직접 납품받는다.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 제품은 오직 한 회사에서만 납품받는다는 원칙도 지키고 있다. 소싱을 이원화하지 않고 단독 제품 생산을 독려하면서 ‘윈윈 생태계’를 구축한 셈이다.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은 사람이다. 애터미의 전 세계 회원 수는 1600만명을 넘어섰다. 애터미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이윤’보다는 ‘사람’에 꽂혀있다는 방증이다. 박한길 회장은 고객이 상품에, 직원이 회사에 얼마나 만족하는 지가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보고 있다.


충북 공주에 위치한 애터미 본사 전경. [사진 애터미]

그래서인지 애터미 본사엔 사내 직급이 없다. 사원들은 명함에 자신이 원하는 대외용 직급을 넣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내문화도 독특하다. 근무시간에 언제든지 회사 내 수영장, 승마장,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애터미는 국내에서 이같은 성장 동력을 유지하면서 해외 시장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제품의 기본이자 필수 조건인 가격과 기술력으로 차별화를 내세우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목표다.

신기술 적용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애터미는 수년 전부터 온택트 비즈니스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왔다. 특히 개별화된 판매채널 ‘퍼스널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택트 비즈니스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왔다. 이를 통해 애터미 회원이 본인만의 판매망과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보다 쉽고 편리한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중국 비전센터 사무실 전경. [사진 애터미]

업계에선 애터미가 가진 직판시장의 강점과 기술력이 결합된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애터미만의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있다. 직판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도 어렵지만 글로벌 시장 도약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라며 “애터미 같은 토종업체의 성장이 직판업계 새 길을 열어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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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나누는가] ‘K-다단계’ 돌풍에 세계가 주목…23개국 마음을 훔치다
 
해외 진출 10년 만에 수출액 70배 ‘껑충’…해외법인 효자
글로벌 유통 플랫폼 전략 GSGS…현지 맞춤형 생산·판매
올해만 8개 해외 법인 신설…내년 브라질·독일 등 진출 기대



애터미의 글로벌 확장 속도가 남다르다. 미국 법인을 시작으로 현재는 한국 법인을 포함해 전 세계 23국에 진출해 총 253종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10년 미국 법인에 21종 제품을 수출했던 때보다 100배 넘게 다양해졌다.

특히 애터미의 수출 증가세는 괄목할 만하다. 2010년 37억원이었던 애터미 수출액은 지난해 2577억원을 기록해 10년 만에 약 70배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출액은 275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수출액 규모를 뛰어넘었다. 애터미는 올 연말까지 3545억원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해외 시장 폭풍성장의 비결 ‘GSGS’

애터미의 수출 성과에는 해외 법인의 역할이 컸다. 올 상반기 애터미의 해외 매출은 국내 매출보다 1000억원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000억원을 넘어섰고, 대만 법인은 1000억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와 미국 법인은 500억원 넘는 상반기 매출을 보이며 올 연말 1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법인이 클 수 있는 데는 애터미가 가진 온라인 네트워크 역량이 주효했다. 진출 초기부터 제품 주문, 회원 등록 등 모든 비즈니스를 온라인 위주로 진행해 코로나19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여기에 현지의 전문 제3자 물류 기업과 협업해 배송 체계를 강화했다. 또 매월 열리는 애터미의 교육 및 행사인 ‘석세스 아카데미’를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해 회원들의 비즈니스 공백을 최소화했다.


애터미 글로벌 확장의 핵심 성공 요인인 GSGS(Global Sourcing Global Sales) 전략. [사진 애터미]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한 건 애터미의 글로벌 유통 전략인 ‘GSGS(Global Sourcing Global Sales)’의 확대다. GSGS란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매스티지 제품(준명품)을 애터미의 글로벌 유통망에 실어 전 세계에 판매하는 전략이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제품을 찾아낸 후 글로벌 수출을 통해 애터미를 친숙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GSGS 수출 제품으로는 ▲캄폿 후추(캄보디아) ▲아로마파스(대만) ▲숏스타킹(일본) ▲아보카도 오일(멕시코) 등이 있다. 현지에 특화된 제품들을 애터미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GSGS의 규모는 약 470억 원을 달성했으며, 향후 연간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애터미는 중국, 인도, 홍콩, 콜롬비아 등 해외 법인 4곳을 추가로 열었다. 특히 중국법인은 애터미의 가장 큰 수출실적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출액은 1760억원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애터미의 글로벌 확장 공세는 계속된다.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유럽의 스페인과 독일 등에서도 새 법인을 열어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애터미는 또 5년 이내에 아프리카 대륙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지구촌 모든 대륙에서 애터미 제품을 만나볼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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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나누는가] “다단계는 죄가 없다, 문제는 제품”…박한길표 성공 방정식
 

박한길 애터미 회장. [사진 애터미]

‘절대품질, 절대가격’.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토종 애터미의 경쟁력’을 이렇게 정의했다. 돈을 버는 방식보다 제품에 집중하면 매출은 자연스레 늘어난다고 믿었다. 그의 확신은 현재 승승장구 중인 애터미로 현실이 됐다.
 
원리원칙에 충실…‘직판’ 역사를 새로 쓰다  

후발주자로 시작해 업계 최고자리에 오르기까지 박 회장의 도전은 언제나 ‘원리원칙’을 기반으로 했다. 생필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때도 ‘절대 품질, 절대 가격’의 원칙을 지켜냈다.  
 
그렇다고 생산업체에 단가를 후려치는 방식을 쓴 건 아니다.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디자인을 바꾸지 않으면서 생산시설을 자동화시키는 등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뺄 수 있는 비용을 모두 줄였다.  
 
협력사로부터 제품을 직접 납품받으면서 중간 유통단계도 없앴다. 이런 노력으로 애터미에서 판매하는 500여개 제품은 모두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한다. 1초마다 한 개씩 팔린다는 애터미 칫솔은 990원이다. 이 칫솔은 지난해 2600만개나 팔렸다.  
 
“기획 단계부터 팔릴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품질은 좋고 가격이 싸다면 팔리게 돼 있죠. 애터미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죠.”  
 
박 회장은 애터미의 사업방식인 네트워크마케팅(다단계), 직접판매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단계를 편견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도 잘 알고 있다. 과거 일부 다단계판매업체의 부적절한 영업방식과 유사수신, 불법행위 등이 다단계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심었기 때문이다.
 
“욕먹는 업종에 왜 뛰어들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교과서적인 원리로 보면 네트워크마케팅방식은 하나의 영업방식일 뿐입니다. 문제는 방식 자체에서 오는게 아니라 원리원칙을 벗어나는 데서 비롯됩니다. 수익을 얻기 위해 저품질의 제품을 비싸게 판 것이죠.”  
 
박 회장은 그럴수록 ‘제품’과 ‘소비자’에 집중하면서 네트워크마케팅이라는 합법적인 유통방식만 적용하기로 했다. 그는 수당을 챙기기 위해 부풀려진 가격의 제품을 소비해야 하는 돈 중심의 소비로는 사업 지속성이 떨어진다고 일찌감치 판단했다.  
 
“오늘 회사가 망해도 피해 보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게 또 다른 제 철칙입니다. 원료값을 선금으로 주고, 주문한 물량이 공장에 입고되는 순간 판매와 무관하게 일주일 내 물품 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죠.그래야 좋은 제품을 계속해서 공급받을 수 있으니까요.”  
 
박 회장은 애터미를 통해 이룰 게 아직 많다고 했다. 애터미의 더 큰 성장만이 소비자들에게 제품력을 인정받고, 다단계에 대한 선입견도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직판 시장이 5조에 머물고 있지만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를 넘어 글로벌로 나아간다면 50조, 100조원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한길표 성공 방정식이 ‘뒤늦게 태어난 미운(다단계)오리’의 힘찬 날갯짓으로 이어질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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