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애터미, 새로운 시장 개척한다
애터미, 새로운 시장 개척한다
2015.5.28 넥스트이코노미
포화에 다다른 다단계판매…활로를 찾아라
지난해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의 총매출액은 지난 2004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4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15년에는 2004년의 4조 4719억 원을 넘어 사상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14년 다단계판매 업계 총매출액은 조만간 공개될 공정거래위원회의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에서 밝혀지겠지만 대략 4조 2000억원에서 4조 3000억원 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올해 전년 대비 5% 정도만 성장해도 공정위가 다단계판매 업체의 주요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건 다단계판매 업체 경영진이건 또는 종업원이건 다단계판매 업계 관계자라면 거의 대부분 다단계판매 시장이 얼마만큼 커질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마음 같아서야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꾸준히 성장하기를 바라겠지만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당장 2015년만 해도 과연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과연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얼마만큼이나 커질 수 있을까. 누구도 정답을 알 수는 없다.
수치상으로 보면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발표된 직접판매협회세계연맹(World Federation of Direct Selling Associations, WFDSA)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직접판매 사업자는 모두 550여만 명으로 전체인구 5139만 명(2015년 4월 행정자치부 기준) 대비 10.70%에 달한다. 그러나 직접판매의 종주국인 미국의 경우, 직접판매 사업자가 약 1680만명(WFDSA 기준)으로 전체인구 3억 1889만명(2014년 7월 CIA 기준)의 5.27%에 불과하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에도 직접판매 사업자는 326만여 명으로 전체인구 1억 2710명의 2.56%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직접판매 사업자 비율은 미국의 2배가 넘고 일본의 4배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이다. 물론 다단계판매에 관련한 국내 법규상 소비자 회원도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통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직접판매 사업자에 비해 다소 부풀려진 숫자일 수도 있다.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 대비 직접판매 매출액을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직접판매 비중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높다. WFDSA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2013년도 직접판매 총매출액은 326억 7000만 달러로 2013년도 미국의 국내총생산 16조7242억7000만 달러(IMF 기준) 대비 0.195%에 불과하다. 일본 역시 2013년도 직접판매 총매출액은 179억 달러로 같은 해 국내총생산 5조 72억 달러(IMF 기준) 대비 0.357%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3년에 144억6900만 달러의 직접판매 총매출액을 기록, 2013년도 국내총생산인 1조1975억 달러(IMF 기준) 대비 1.208%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여섯 배가 넘고 일본에 비해서도 세배가 넘는다.
이와 같이 수치상으로만 보면 국내 직접판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단계판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이 5조원에서 6조원 사이에서 멈출 것으로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 다단계판매 업체 관계자는 “다단계판매 시장은 5조원대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다만 미등록 다단계판매까지 모두 합한다면 6조원대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의 외형은 지난 2013년 20% 가까이 성장했으나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절반정도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올해는 한자리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단계판매 시장의 확대는 직접판매 전체에서 다단계판매가 얼마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2013년 WFDSA 기준 국내 직접판매 총매출액 대비 다단계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5% 남짓으로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사업자 수는 다단계판매가 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직접판매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커지는 만큼 다단계판매 시장도 커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 그리고 다단계판매로 나뉘어 있는 국내 직접판매 시장의 표현만 바꾸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직접판매 내에서의 땅따먹기와 관계없이 다단계판매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장을 찾으면 된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을 찾기란 말은 쉬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단계판매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기존의 다단계판매와 다르지 않다면 새로운 시장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나 당연하게도 스스로 유통의 한 형태라고 주장하는 다단계판매의 새로운 시장은 바로 유통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다단계판매는 항상 유통의 한 부문임을 강조해 왔다. 아니 더 나아가 21세기의 새로운 유통 방식이고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또한 매스미디어 등을 통한 광고 및 홍보 등을 하지 않는 대신 절감되는 마케팅 비용을 다단계판매 사업자에게 돌려주는 유통방식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사실, 냉정하게 살펴보면 다단계판매는 유통보다는 사업기회라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는 판매방식이다.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보다 좋은 제품을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유통이라기보다는 다단계판매라는 유통 방식에 참여함으로써 추가적인 소득이나 때로는 아주 큰 소득까지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퍼뜨리는데 주력해 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다단계판매 시장은 그 ‘기회’를 얻고자 하는 소비자들끼리의 폐쇄적인 유통구조를 기반으로 유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단계판매는 소비자보다는 사업자를 우선시하는 기형적인 유통이 돼버린 셈이다.
다단계판매 업계는 다단계판매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비춰진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다단계판매의 성장과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왜 생기게 됐을까. 이는 제품에 사업 기회를 얹어서 비싼 값에 판매하는 기형적인 유통 방식에 의해서라고 볼 수 있다. 즉 대부분의 소비자는 ‘제품’만을 소비하고 싶지만 다단계판매는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업기회의 가치가 더해진 가격으로 판매 된다. 그리고 사업기회에 대한 비용은 거의 대부분 절감된 마케팅 비용보다 더 많이 든다. 결과적으로 다단계판매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대다수는 시중가보다 비싸게 된다. 비록 그 제품의 품질이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고 해도 소비자는 좋은 제품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성호 한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2013년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다단계판매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에 대한 소비자만족도는 제품의 가격보다 품질에 대해서 훨씬 만족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2012년 실시한 다단계판매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다단계판매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품질이 ‘괜찮다’는 응답은 58.7%나 됐으나 제품의 가격과 관련해서는 73%의 응답자가 ‘훌륭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훌륭하다’라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결국 다단계판매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유통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일반 유통 기업과 같은 대규모 투자도 대중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 비용도 거의 없는 다단계판매 제품의 가격이 제품의 품질에 비해 비싼 이유는 고가의 ‘사업기회’가 제품에 얹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단계판매가 5조 시장을 넘어 10조, 아니 그 이상으로 큰 산업이 되려면 진짜 유통이 돼야 한다. 진짜 유통이란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연매출 4760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세계최대 기업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월마트의 전략은 EDLP(Every Day Low Price)다. 월마트의 성공은 고가의 명품을 찾는 소비자도 있지만 절대 다수의 소비자들은 고가의 명품보다는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다단계판매는 분명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유통방식이다. 최근 직접판매공제조합이 발표한 ‘회원직접판매산업의 중소기업과의 상생실태 분석 및 동반성장 방안 연구’에 따르면 다단계판매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4조 4073억원 어치의 중소기업 제품 매출액을 기록,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 활성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백화점이나 홈쇼핑과 같은 고율의 수수료 부담이나 일방적인 저가 납품 강요 등을 하지 않고 비교적 짧은 결제기간과 현금결제 등 일반 유통 산업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거래조건을 제공하고 있으며 수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다단계판매는 진입장벽이 거의 없으며 꾸준히 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초기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따라서 다단계판매가 활성화 될수록 중·고령자의 고용 불안이나 청년 실업의 완화에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업자 위주의 기형적인 유통방식으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됐고 이는 다단계판매 스스로 자기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 됐다. 다단계판매의 새로운 시장은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에게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몇 년 전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불과 5년여 만에 빅3자리를 꿰찬 애터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업계에 나타난 애터미는 2010년 847억원의 매출액으로 매출액 기준 업계 탑텐 기업에 진입했으며 2011년에는 2010년 대비 50% 이상의 성장률로 12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4위로 치고 올라갔다. 2012년에는 전년대비 82.5%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뉴스킨코리아 등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계 3인방을 견제할 기업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2013년, 애터미는 44.8%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59%(추정)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54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려 빅3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이에 더해 올 1분기에 17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림으로써 올해 한국암웨이에 이는 매출액 기준 업계 2위의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해외법인 매출액 1000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해외 진출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애터미가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무엇보다 국내 다단계판매 사상 유례가 없는 고공성장을 6년째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애터미의 성장 전략은 다름 아니다. 유통의 기본인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대중명품주의라는 말로 집약되는 애터미의 전략은 사실 유통의 기본이지만 적어도 다단계판매 업계에서 이를 제대로 실현해 내는 기업은 전무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는 유통의 기본으로 애터미는 지금까지의 다단계판매와는 다른 새로운 다단계판매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애터미는 십수년 이상을 영업해 온 유수의 다단계판매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다단계판매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회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 다단계판매 업체 주요정보 공개’에 따르면 애터미의 등록 회원수는 145만7000여명으로 110만8000여명의 한국암웨이와 65만3000여명의 앤알커뮤니케이션 보다 많았다. 또 후원수당을 수령한 회원은 12만명이 채 되지 않아 등록회원의 90% 이상은 순수 소비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비자가 유통의 기본을 지킨 애터미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쓰던 제품이라도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조건 환불해주거나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무기한 100% 무조건 환불 보증제도’를 시행하고 있음에도불구하고 애터미의 반품률은 0.24%에 그치고 있다는 것으로도 증명이 된다.
엄밀히 말한다면 다단계판매의 기본도 마케팅 비용과 중간 유통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 소비자도 판매자도 제조자도 모두 이익을 얻는 것이다. 이는 곧 유통의 기본과도 일치한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다단계판매의 활로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애터미가 지켜가고 있는 유통의 기본이자 다단계판매의 기본으로 돌아간다면 다단계판매의 한계를 넘어 무한한 크기의 새로운 시장을 맞이할 수 있다.
포화에 다다른 다단계판매…활로를 찾아라
지난해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의 총매출액은 지난 2004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4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15년에는 2004년의 4조 4719억 원을 넘어 사상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14년 다단계판매 업계 총매출액은 조만간 공개될 공정거래위원회의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에서 밝혀지겠지만 대략 4조 2000억원에서 4조 3000억원 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올해 전년 대비 5% 정도만 성장해도 공정위가 다단계판매 업체의 주요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단계판매 시장, 얼마나 커질까
사업자건 다단계판매 업체 경영진이건 또는 종업원이건 다단계판매 업계 관계자라면 거의 대부분 다단계판매 시장이 얼마만큼 커질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마음 같아서야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꾸준히 성장하기를 바라겠지만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당장 2015년만 해도 과연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과연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얼마만큼이나 커질 수 있을까. 누구도 정답을 알 수는 없다.
수치상으로 보면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발표된 직접판매협회세계연맹(World Federation of Direct Selling Associations, WFDSA)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직접판매 사업자는 모두 550여만 명으로 전체인구 5139만 명(2015년 4월 행정자치부 기준) 대비 10.70%에 달한다. 그러나 직접판매의 종주국인 미국의 경우, 직접판매 사업자가 약 1680만명(WFDSA 기준)으로 전체인구 3억 1889만명(2014년 7월 CIA 기준)의 5.27%에 불과하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에도 직접판매 사업자는 326만여 명으로 전체인구 1억 2710명의 2.56%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직접판매 사업자 비율은 미국의 2배가 넘고 일본의 4배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이다. 물론 다단계판매에 관련한 국내 법규상 소비자 회원도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통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직접판매 사업자에 비해 다소 부풀려진 숫자일 수도 있다.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 대비 직접판매 매출액을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직접판매 비중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높다. WFDSA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2013년도 직접판매 총매출액은 326억 7000만 달러로 2013년도 미국의 국내총생산 16조7242억7000만 달러(IMF 기준) 대비 0.195%에 불과하다. 일본 역시 2013년도 직접판매 총매출액은 179억 달러로 같은 해 국내총생산 5조 72억 달러(IMF 기준) 대비 0.357%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3년에 144억6900만 달러의 직접판매 총매출액을 기록, 2013년도 국내총생산인 1조1975억 달러(IMF 기준) 대비 1.208%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여섯 배가 넘고 일본에 비해서도 세배가 넘는다.
이와 같이 수치상으로만 보면 국내 직접판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단계판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이 5조원에서 6조원 사이에서 멈출 것으로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 다단계판매 업체 관계자는 “다단계판매 시장은 5조원대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다만 미등록 다단계판매까지 모두 합한다면 6조원대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의 외형은 지난 2013년 20% 가까이 성장했으나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절반정도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올해는 한자리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단계판매 시장의 확대는 직접판매 전체에서 다단계판매가 얼마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2013년 WFDSA 기준 국내 직접판매 총매출액 대비 다단계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5% 남짓으로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사업자 수는 다단계판매가 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직접판매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커지는 만큼 다단계판매 시장도 커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 그리고 다단계판매로 나뉘어 있는 국내 직접판매 시장의 표현만 바꾸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라
직접판매 내에서의 땅따먹기와 관계없이 다단계판매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장을 찾으면 된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을 찾기란 말은 쉬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단계판매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기존의 다단계판매와 다르지 않다면 새로운 시장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나 당연하게도 스스로 유통의 한 형태라고 주장하는 다단계판매의 새로운 시장은 바로 유통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다단계판매는 항상 유통의 한 부문임을 강조해 왔다. 아니 더 나아가 21세기의 새로운 유통 방식이고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또한 매스미디어 등을 통한 광고 및 홍보 등을 하지 않는 대신 절감되는 마케팅 비용을 다단계판매 사업자에게 돌려주는 유통방식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사실, 냉정하게 살펴보면 다단계판매는 유통보다는 사업기회라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는 판매방식이다.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보다 좋은 제품을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유통이라기보다는 다단계판매라는 유통 방식에 참여함으로써 추가적인 소득이나 때로는 아주 큰 소득까지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퍼뜨리는데 주력해 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다단계판매 시장은 그 ‘기회’를 얻고자 하는 소비자들끼리의 폐쇄적인 유통구조를 기반으로 유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단계판매는 소비자보다는 사업자를 우선시하는 기형적인 유통이 돼버린 셈이다.
다단계판매 업계는 다단계판매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비춰진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다단계판매의 성장과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왜 생기게 됐을까. 이는 제품에 사업 기회를 얹어서 비싼 값에 판매하는 기형적인 유통 방식에 의해서라고 볼 수 있다. 즉 대부분의 소비자는 ‘제품’만을 소비하고 싶지만 다단계판매는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업기회의 가치가 더해진 가격으로 판매 된다. 그리고 사업기회에 대한 비용은 거의 대부분 절감된 마케팅 비용보다 더 많이 든다. 결과적으로 다단계판매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대다수는 시중가보다 비싸게 된다. 비록 그 제품의 품질이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고 해도 소비자는 좋은 제품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성호 한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2013년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다단계판매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에 대한 소비자만족도는 제품의 가격보다 품질에 대해서 훨씬 만족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2012년 실시한 다단계판매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다단계판매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품질이 ‘괜찮다’는 응답은 58.7%나 됐으나 제품의 가격과 관련해서는 73%의 응답자가 ‘훌륭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훌륭하다’라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결국 다단계판매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유통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일반 유통 기업과 같은 대규모 투자도 대중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 비용도 거의 없는 다단계판매 제품의 가격이 제품의 품질에 비해 비싼 이유는 고가의 ‘사업기회’가 제품에 얹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라
다단계판매가 5조 시장을 넘어 10조, 아니 그 이상으로 큰 산업이 되려면 진짜 유통이 돼야 한다. 진짜 유통이란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연매출 4760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세계최대 기업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월마트의 전략은 EDLP(Every Day Low Price)다. 월마트의 성공은 고가의 명품을 찾는 소비자도 있지만 절대 다수의 소비자들은 고가의 명품보다는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다단계판매는 분명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유통방식이다. 최근 직접판매공제조합이 발표한 ‘회원직접판매산업의 중소기업과의 상생실태 분석 및 동반성장 방안 연구’에 따르면 다단계판매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4조 4073억원 어치의 중소기업 제품 매출액을 기록,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 활성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백화점이나 홈쇼핑과 같은 고율의 수수료 부담이나 일방적인 저가 납품 강요 등을 하지 않고 비교적 짧은 결제기간과 현금결제 등 일반 유통 산업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거래조건을 제공하고 있으며 수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다단계판매는 진입장벽이 거의 없으며 꾸준히 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초기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따라서 다단계판매가 활성화 될수록 중·고령자의 고용 불안이나 청년 실업의 완화에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업자 위주의 기형적인 유통방식으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됐고 이는 다단계판매 스스로 자기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 됐다. 다단계판매의 새로운 시장은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에게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몇 년 전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불과 5년여 만에 빅3자리를 꿰찬 애터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업계에 나타난 애터미는 2010년 847억원의 매출액으로 매출액 기준 업계 탑텐 기업에 진입했으며 2011년에는 2010년 대비 50% 이상의 성장률로 12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4위로 치고 올라갔다. 2012년에는 전년대비 82.5%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뉴스킨코리아 등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계 3인방을 견제할 기업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2013년, 애터미는 44.8%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59%(추정)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54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려 빅3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이에 더해 올 1분기에 17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림으로써 올해 한국암웨이에 이는 매출액 기준 업계 2위의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해외법인 매출액 1000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해외 진출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애터미가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무엇보다 국내 다단계판매 사상 유례가 없는 고공성장을 6년째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애터미의 성장 전략은 다름 아니다. 유통의 기본인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대중명품주의라는 말로 집약되는 애터미의 전략은 사실 유통의 기본이지만 적어도 다단계판매 업계에서 이를 제대로 실현해 내는 기업은 전무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는 유통의 기본으로 애터미는 지금까지의 다단계판매와는 다른 새로운 다단계판매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애터미는 십수년 이상을 영업해 온 유수의 다단계판매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다단계판매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회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 다단계판매 업체 주요정보 공개’에 따르면 애터미의 등록 회원수는 145만7000여명으로 110만8000여명의 한국암웨이와 65만3000여명의 앤알커뮤니케이션 보다 많았다. 또 후원수당을 수령한 회원은 12만명이 채 되지 않아 등록회원의 90% 이상은 순수 소비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비자가 유통의 기본을 지킨 애터미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쓰던 제품이라도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조건 환불해주거나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무기한 100% 무조건 환불 보증제도’를 시행하고 있음에도불구하고 애터미의 반품률은 0.24%에 그치고 있다는 것으로도 증명이 된다.
애터미의 비약적인 성장이 의미하는 것은 다단계판매도 유통으로써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단계판매 시장도 일반 유통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다단계판매의 한계를 탈피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은 바로 유통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업자 위주의 유통이 아닌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공급하는 소비자 위주의 유통이야 말로 다단계판매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시장인 셈이다.
엄밀히 말한다면 다단계판매의 기본도 마케팅 비용과 중간 유통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 소비자도 판매자도 제조자도 모두 이익을 얻는 것이다. 이는 곧 유통의 기본과도 일치한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다단계판매의 활로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애터미가 지켜가고 있는 유통의 기본이자 다단계판매의 기본으로 돌아간다면 다단계판매의 한계를 넘어 무한한 크기의 새로운 시장을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