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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친절이 큰 행운 부른다

조회수 13,920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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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중국의 춘추시대에 있었던 일이다. 진(秦)나라 군주인 목공(穆公)은 사냥을 좋아하였다. 어느 날 기산(岐山)으로 사냥을 나갔는데 마구간에 매어놓은 좋은 말 한 마리가 없어졌다. 군사를 풀어 도둑을 잡아보니 300명이나 되는 야인(野人)들이 말을 잡아먹고 있었다. 임금의 말을 훔쳐다가 잡아먹었으니 법에 의해 모두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목공은 “군자는 가축 때문에 사람을 해치지 않는 법이다. 내가 들으니 좋은 말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사람이 상한다고 한다”라고 하면서 벌을 내리기는커녕 술을 나눠주게 하고 돌려보냈다. 이런 일이 있은 훗날 진(秦)나라는 이웃 나라인 진(晉)나라와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진목공(秦穆公)은 진(晉)나라 군주인 혜공(惠公)을 직접 잡으려고 추격하다가 오히려 상처를 입고 적군에게 포위당하고 말았다. 포로가 될 위기에 처하였는데 전에 말을 잡아먹었던 300여명의 야인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포위망을 뚫어 진목공이 살아나게 되었고 오히려 진혜공을 사로잡아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었다. 

이런 고사에서 식마육불음주상인(食馬肉不飮酒傷人), 즉 ‘말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사람이 상한다’는 고사성어가 만들어졌다.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덕을 베푸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1891년 미국의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날 새벽 1시에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에 노부부가 들어왔다. 그때 필라델피아에서 큰 행사가 있었는데, 이 노부부는 예약을 하지 않아서 호텔방을 잡기가 무척 어려웠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이미 밤이 늦은 상태였다. 

사정이 딱해 보여 직원이 말했다.‘객실은 없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누추하지만 제 방에서 묵고 가시겠습니까?’ 이리하여 노부부는 뜻하지 않게 한 호텔의 직원 방에서 하룻밤을 묵고 가게 되었다. 아침이 되어 노부부는 호텔을 떠나면서 보통 객실요금의 3배를 숙박비로 건넸으나 그 직원은 ‘직원방은 객실이 아니므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극구 사양했다. 그러자 노부부는 친절을 베푼 그 직원에게 말했다. “어젠 너무 피곤했는데 덕분에 잘 묵고 갑니다. 당신이야말로 제일 좋은 호텔의 사장이 되어야 할 분이네요. 

언젠가 제가 우리 집으로 초대하면 꼭 응해주세요”라고 말하고는 호텔을 떠났다. 그 직원은 으레 하는 인사이겠거니 하고 무심코 그 말을 듣고 잊어버렸다. 그런 일이 있은 지 2년 뒤에 친절을 베풀었던 그 직원 앞으로 편지 한 통과 함께 뉴욕행 왕복승차권이 배달되었다. 바로 그 노부부가 보내온 초청장이었다. 그래서 그는 뉴욕으로 갔다. 노인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더니 뉴욕 중심가에 있는 호화로운 호텔로 그를 안내했다. 그러면서 말했다. “저 호텔이 맘에 드시나요?” “네, 정말 훌륭합니다. 그런데 저런 고급호텔은 너무 비쌀 것 같네요. 조금 더 저렴한 곳으로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직원은 자기가 묵을 호텔로 안내해주는 줄 알고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걱정 말아요. 저 호텔은 당신이 경영하도록 내가 지은 겁니다. 당신이 저 호텔의 사장입니다!” 이 노인은 당시 백만장자였던 윌리엄 월도프 애스터이고, 그 직원은 조지 볼트이다.

이와 같이 조지 볼트는 노부부에게 베푼 친절 덕분에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최고급 호텔이었던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의 사장이 되었다. 초대 경영자가 된 조지 볼트는 세계적인 호텔체인을 이룩하였고 막대한 재력(財力)의 소유자가 되었다.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박사가 독립만찬회를 개최한 바 있는 유서 깊은 호텔이 바로 이 호텔이다. 이때 벽에 걸었던 태극기는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위의 두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얼 말해주는가? 우리 속담에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속담으로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께’라는 말도 있다. 적게 주고 그 몇 갑절이나 많이 되돌려 받는다는 뜻이다. 이 말은 부정적인 측면에도 적용되고 긍정적인 측면에도 적용된다.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 나중에 몇 갑절이나 더 큰 피해를 당하게 된다는 말이 되고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남에게 은혜를 베풀면 나중에 몇 갑절이나 더 큰 보답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앞의 두 이야기는 후자에 해당한다. 진목공은 자신의 말을 훔쳐 잡아먹은 야인들을 용서해주고 술까지 하사한 은혜를 베풀어 자신의 목숨을 건지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보답을 받았다. 수지맞는 장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덕을 가졌던 진목공은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 사람이 되었다. 조지 볼트가 베푼 작은 친절도 마찬가지다. 단 하룻밤을 자기 방에서 이름 모를 노부부를 쉬어가게 해준 선행으로 그는 호텔 재벌이 되었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라는 자연법칙이 있다. 뉴턴의 3개의 운동법칙 중 세 번째 법칙이다. 물체 A, B가 상호작용을 하고 있을 때, 물체 A가 물체 B에 미치는 힘을 작용, 물체 B가 물체 A에 미치는 힘을 반작용이라 하고, 작용이 있으면 반드시 반작용이 있다. 작용과 반작용은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이다. 바위를 주먹으로 치면 주먹이 아픈 것이 좋은 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친절을 베풀면 반드시 보답을 받는다는 것은 자연법칙이다. 그런데 자연법칙은 작용과 반작용의 크기가 같지만 인간관계의 법칙은 작용보다 반작용의 크기가 훨씬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인간관계의 법칙이 자연법칙보다 더 강한 것이다.

2015년 을미년은 청양(靑羊)의 해이다. 미(美), 선(善), 의(義), 상(祥) 자는 모두 양(羊)을 내포하는 글자이다. 금년에는 아름답고, 선하고, 의롭고, 상서로운 일들이 넘치기를 기원한다. 이는 모두가 작은 친절을 베풀 때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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