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극한직업’ 콜센터 상담원의 ‘꿈의 일터, 애터미’
‘극한직업’ 콜센터 상담원의 ‘꿈의 일터, 애터미’
2020. 4. 1 넥스트 이코노미
‘극한직업’ 콜센터 상담원의 ‘꿈의 일터’
애터미 고객행복센터, 5년 평균 이직률 한 자릿수…다양한 복지 정책 등 상담원의 행복 주력
회사 이미지를 좌우하는 최전선이 바로 ‘콜센터’다. 콜센터 서비스 품질이 높은 기업은 고객 이탈을 막고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 형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콜센터 상담원이란 직업은 ‘감정노동의 대명사’로 통한다.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고객부터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 성희롱을 하는 사람까지 콜센터 상담원들이 겪어야 되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콜센터들이 하청업체에 외주화돼 있다 보니 비정규직이 대다수고 연차 등도 마음대로 쓰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이유로 상담원 10명 중 8명은 1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그만둘 정도로 이직률이 높다. 이처럼 콜센터 상담원들의 이직률이 두 자릿수를 웃도는 가운데 이직률이 한 자리 수에 그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애터미 고객행복센터’다. 감정노동의 대명사로 불리는 극한직업 콜센터 상담원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닭장 속의 닭 ‘콜센터 상담원’
고객에게 무조건 ‘친절’해야 하고, 요구는 ‘빠르게’ 받아줘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전국의 콜센터에서 일하는 8만명의 상담원들이다. 얼마 전 터진 콜센터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이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실태를 되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은 문제시돼 왔다. 마치 닭장처럼 밀폐된 공간에 다닥다닥 붙은 좁은 책상에서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앉아 쉬지 않고 하루 종일 전화를 받아야 하는 일이 바로 ‘콜센터’ 일이기 때문이다.
전화기를 들면 손쉽게 연결되는 콜센터이지만, 콜센터 상담원의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지는 근무 중 휴식 시간은 고작 30분이다. 근무 중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고 관리자의 승인을 받고 가야하고 ‘소변 5분, 대변 8분’이란 규칙이 있을 정도로 전화를 받아내는 기계로 취급받고 있다.
고용 형태도 하청업체 소속 정규직이지만 사실상 비정규직에 가까워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휴가도 쓰기 힘들고 일정량을 채우지 못하면 퇴근하지 못하게 하는 등 실적압박을 강제하는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고객의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은 일상다반사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 콜센터 근무자 1128명을 대상으로 근무환경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3%가 ‘근무 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폭언이나 욕설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듣다보면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게 되고 급기야 업무 중 실신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까지 발생할 정도로 살인적인 감정노동에 시달린다.
고객의 비합리적인 요구나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이 같은 상황에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사과해야 하는, 인간적인 존엄과 인격마저 무시되고 있는 일이 콜센터 상담원의 ‘일’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고객을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주어진 거라곤 전화기 한 대와 감정소모 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10명 중 8명 이상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직할 정도로 이직률이 높다는 게 콜센터 상담원들의 중론이다.
이러한 콜센터 상담원들의 고통의 원인은 과도하게 친절을 상품화하는 기업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고객은 왕’이라는 기지 아래 ‘무엇이든 해결해드립니다’는 식으로 고객 응대가 이뤄지다 보니 ‘화내면 무조건 들어준다’고 믿는 갑질 진상 고객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콜센터 상담원은 무엇보다 필요한 노동이고 누구보다 필요한 노동자”라며 “회사와 고객을 연결하는 연결고리로써 민원이나 불편사항 등 고객의 목소리를 청취해 회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어느 직종보다 오랜 경험과 연륜이 필요한 전문가 집단”이라고 전했다. 이어 “따라서 기업들은 상담원의 복지여건과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해 이직을 감소시킴으로써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고객을 위해 회사와 싸운다
이러한 가운데 ‘애터미 고객행복센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평균에 10분의 1 수준의 이직률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애터미 경영진들의 경영철학과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고객행복센터 상담원들에게 “회사를 위해 고객과 싸우지 말고 고객을 위해 회사와 싸워라”라고 늘 강조한다. 회사의 이익보다 소비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래서 소비자 권리보호를 위하는 것이라면 의사결정을 고객행복센터에 일임해 최대한 존중해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객 최접점인 고객센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담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처우개선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복지 제도와 힐링 프로그램 등을 구축, 상담원들이 ‘계속 일하고 싶은 센터, 평생 다니고 싶은 직장’을 구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행복 Dream 장학금 제도’이다. 도경희 애터미 대표가 주축이 돼 고객행복센터 상담원 중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직원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1인당 중학생 100만원, 고등학생 200만원, 대학생 500만원이 각각 주어지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0여명의 자녀에게 약 1억원 상당을 장학금으로 지원했다.
도경희 애터미 대표는 장학금 전달식에서 “정말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을 시작하게 돼 반갑다”며 “TV에서 감정노동자 얘기만 나오며 여러분 얼굴이 떠올라 귀가 쫑긋해진다. 제가 애터미에 있는 날까지는 매년 장학금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상담원 대부분이 여성임을 감안해 차별화된 모성 보호 휴가 및 휴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근속 1년 이상 상담원들에게 입학 자녀 돌봄 휴가와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 입학 자녀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로 고객행복센터를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상담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선제적인 예방 조치에 나선 것이다. 현재 업무 공백이 없도록 A조와 B조로 나눠 격주로 근무하며 재택근무 일 때는 애터미톡톡(채팅상담), 홈페이지를 통한 1:1 친절상담으로 진행하고 있다.
즐거운 근무 환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애터미 고객행복센터는 매월 추첨을 통해 랜덤 커피나 랜덤 런치를 진행하고 칭·고·감 추천 이벤트, 가족과 함께하는 사진 콘테스트 등 상담원들의 사기 진작과 행복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강화할 수 있도록 분기별 1회 조기 퇴근을 지원하는 ‘무비데이’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팀워크와 친선도모를 위한 ‘소통의 시간’도 갖고 있다. 분기별 1회 진행되는 소통의 시간은 다과를 함께하면서 서로의 일상과 업무 중 애로 사항과 제안하고 싶은 내용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타 고객센터나 콜센터의 경우 점심시간에도 전화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상담원들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은 것 반해 애터미는 상담원들끼리의 소통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상담원이 쾌적하게 쉴 수 있는 휴게시설과 안마의자를 비치하는 등 상담원들의 근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이러한 애터미의 노력 덕분에 애터미 고객행복센터의 이직률은 다른 콜센터의 평균 이직률에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업종별, 업무별 차이는 있지만 평균 35%에서 50%의 수준으로 신입을 뽑아도 금방 그만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애터미는 최근 5년간 평균 이직률이 약 8% 수준이다. 퇴사 인원 추이를 살펴봐도 2015년 6명, 2016년 2명, 2017년 2명, 2018년 3명, 2019년 8명으로, 한 해 퇴사자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반 콜센터들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응대시간이 길 경우 불이익을 주는 등 강압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애터미는 다양한 복지 혜택과 함께 차별화된 상담원 중심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것이 애터미 낮은 이직률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업무의 질을 높이다
아울러 애터미는 고객행복센터의 업무질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노력이다. 콜센터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바로 ‘수신 여건’이다. 이것은 고객이 콜센터 상담원에게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콜수와 추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콜센터에서 생산성 지표를 나타내는 CPH(Call Per Hour)는 1명의 상담원이 1시간 동안 처리하는 실체 고객 문의 건수(전화)를 말한다. 콜센터에 따라 다르지만 인바운드의 경우 보통 CPH이 10건을 넘어가면 굉장히 전화를 많이 받는 축에 속한다. 실제 서울시로부터 업무를 수탁한 MPC 자료에 따르면, CPH 목표량을 15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4분에 한 건씩 처리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콜수가 적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콜 종료 후에 후처리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숙련자의 경우에는 콜을 받으면서 후처리 작업을 진행하기에 후처리 시간이 길어야 30초 내외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반해 애터미 고객행복센터는 지난해 3월 진행된 CCM 선포식 이후 상담인력을 약 30% 증원하면서 CPH 9.2건으로, 인바운드 상담인력이 비교적 여유 있게 운영되고 있다.
콜센터 만족도와 직결되는 응대율 또한 2018년 77.9%에서 지난해 93.3%로 전년 대비 15.4% 높아지는 등 질적인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담원의 자질과 능력 향상에 ‘올인’
뿐만 아니라 상담원들의 업무적인 성장을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애터미는 상담원의 역량이 고객행복센터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보고 CS 스킬업 교육과 경영철학 이해 등의 공통교육과 함께 상담사·관리자·전문가 등 트랙으로 나눠 맞춤 교육을 진행하는 등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으로 상담 역량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우선 상담원와 선임상담원, 지원상담원 등으로 이뤄진 상담원 트랙에서는 문제해결 향상과 커뮤니케이션 향상, 고객지향역량 향상, 셀프리더십 등의 교육을 진행해 모든 상담원이 신속하고 정확한 상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니저·팀장 등으로 이뤄진 관리자 트랙에서는 리더십 edu PGM과 리더 Basic 과정, 신임리더온보딩 PGM, 리더 양성 과정 등으로 시스템화해 상담 품질관리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클레임 전문가와 QA강사로 성장할 수 있는 클레임 전문가 PGM과 클레임 기본 역량 강화, 교육·QA과정, 사내강사양성과정 등 역량 향상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우수 상담원에 대해서는 관리자로의 승진 기회와 함께 해외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힐링 워크샵 등 상담원 동기 부여 프로그램을 통한 자발적인 교육·업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을 높이는 고품질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의 질문, 불만, 불편함을 들어주고 이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하는 콜센터는 기업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고객서비스가 없는 사업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노력들은 비단 애터미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콜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률과 만족도 등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경영진’의 관심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비대면 채널이 더욱 강화되는 시대 흐름 속에서 고객센터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과 투자가 결국 더 나은 고객만족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