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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을 독점하면 결국 망한다

조회수 1,513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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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중국 주나라의 10대 임금은 여왕(?王)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재위 30년에 이권을 탐하는 것에 능한 영이공(榮夷公)이라는 사람을 총애했다. 그러자 예량부(芮良夫)라는 대부(大夫)가 여왕에게 간하였다.

“왕실이 장차 쇠미해지지 않겠습니까? 영이공은 이권을 독점하기만 좋아할 뿐 커다란 재앙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저 이권은 만물이 생장한 것으로, 이는 천지의 소유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를 독점한다면 큰 환난이 일어날 것입니다. 천지의 만물은 사람마다 함께 몫을 취하는 것이지 어떻게 어느 한 사람이 독점할 수가 있겠습니까? 만일 어느 한 사람이 이를 독점한다면 반드시 엄청난 노여움을 사게 되고 커다란 재앙을 초래하여 막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이러한 행위가 폐하께 영향을 미칠 터인데 폐하께서는 오랫동안 무사하리라고 보십니까? 대저 한 나라의 군주가 된 자는 당연히 이권을 개발하여 위아래 모든 사람에게 공평히 분배해줘야 합니다. 그리하여 천신과 백성들과 만물이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날마다 경계하고 원망을 초래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해야 합니다. 보통사람(匹夫)이 이득을 독점하면 이를 도둑이라고 일컫는데, 군왕께서 이러한 행동을 하신다면 폐하께 귀의하는 사람은 적어질 것입니다. 영이공을 중용하신다면, 주왕조는 쇠미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여왕은 예량부의 간언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끝내 영이공을 경사(卿士)에 임명해 국사를 주관하게 했다. 여왕은 포악한 정치를 일삼고, 지나치게 사치하고, 교만하게 굴어 백성들이 왕을 비방하게 됐다. 그러자 소공(召公)이 간하였다. “백성들은 폐하의 명령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여왕은 이에 진노하여 위(衛)나라에서 온 무사(巫師)로 하여금 비방하는 사람을 감시하게 하였고, 무사가 보고하는 사람은 가차 없이 죽여 버렸다. 이렇게 되자, 비방하는 사람도 줄어들고 제후들도 주나라에 조현(朝見)하러 오지 않았다. 

여왕 34년, 여왕이 이전보다 더욱 엄하게 탄압하자, 백성들은 감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길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도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눈짓으로 의사를 주고받았다. 이렇게 되자, 여왕은 기쁜 나머지 소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비방을 금지시키니 백성들이 감히 말을 못 하는 구료.” 이에 소공이 대답했다. “이는 백성의 입을 틀어막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백성들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흐르는 강물을 막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을 막았다가 둑이 무너지면 반드시 많은 사람이 상하게 됩니다. 백성들도 이와 같습니다. 그래서 물을 다스리는 사람들은 수로를 내어 물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들로 하여금 말을 할 수 있게끔 해주어야 합니다. 대저 백성들은 마음속에 생각한 것을 입으로 말하고, 이루고, 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백성들의 입을 틀어막는다면 폐하를 지지해줄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이번에도 여왕은 소공의 간언을 듣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라 안에 감히 말하는 자가 아무도 없게 됐다. 그로부터 3년 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반란을 일으켜 여왕을 습격하였다. 여왕은 체(?) 땅으로 도망쳐 도읍으로 돌아오자 못하고 그곳에서 죽었다.

월가점령시위 등 타산지석 삼아야 
위 내용은 사마천의 사기 중 주본기(周本紀)에 기록된 내용이다. 예량부와 소공의 간언은 현대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일 이권을 어떤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이 독점한다든지, 언론을 탄압하거나 어용언론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다면 반드시 커다란 재앙이 일어난다. 

대저 이권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특정인이나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사무엘슨(Paul A. Samuelson)이 말한 바와 같이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이뤄 놓았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창립자도 실은 모든 사회제도가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입장에 놓여 있었던 것이며, 그 사업이라는 것도 수백만의 사람들의 공동의 산물인 방대한 기구와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의 혜택 속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이 사회적인 요인들을 모두 제거해 버렸다고 하면 거기에 남는 것은 풀뿌리와 나무 열매와 작은 생물을 먹으면서 목숨을 이어가는 벌거벗은 야만인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인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민대혁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프랑스 대혁명(1789)과 러시아 대혁명(1917)이 발생한 이유는 소수의 특권 계급이 이권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마르코스와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가 축출당한 것,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이집트의 무바라크, 튀니지의 벤 알리, 그리고 리비아의 카다피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도 하나 같이 이권을 독점하고 여론을 조작하거나 오도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 어떤 조직이든지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이 이권을 독점하고 이를 호도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거나 오도하면 반드시 불행한 사태가 벌어진다. 우리는 2011년 발생한 영국의 폭동과 미국의 월가점령시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모두 불행해지기 전에 공정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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