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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쥐는 왜 꼬리가 없을까?

조회수 3,426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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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배 하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프랑스 총독부는 하노이(Hanoi)에 창궐하는 쥐를 제거하기 위해, 쥐를 잡아 꼬리를 잘라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얼마 후 프랑스 관리들은 하노이에 서식하는 쥐들이 꼬리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찌된 일인가 조사해보니, 베트남인들이 쥐를 잡아 꼬리만 자르고 그대로 놓아주는 것이었다. 베트남인들이 쥐를 죽이지 않고 그냥 놓아준 것은 새끼를 낳아 쥐의 숫자가 늘어나도록 하는 조치였다. 그래야만 더 많은 꼬리를 잘라 더 많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보상 제도를 실시하기 전에는 쥐를 잡으면 죽였으나 실시한 후에는 죽이지 않고 꼬리만 자르고 놓아주는 바람에 쥐의 숫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쥐의 숫자를 줄이려던 정책은 오히려 쥐의 숫자를 늘리는 쪽으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19세기 중국을 여행했던 고생물 학자들이 중국의 농부들에게 공룡화석을 가져오는 사람은 그 개수(個數)에 따라 보상금을 주곤 하였다. 그런데 후에 고생물 학자들은 중국의 농부들이 공룡화석을 발견하면 그것을 깨뜨려서 여러 조각으로 만든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공룡화석의 개수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함에 따라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에 따라 공룡화석의 학술적 가치가 엄청나게 떨어져버렸다. 공룡화석이 산산조각이 나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후진적인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미국과 같은 선진사회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 각 소방서들이 화재진압을 보다 잘하도록 하기 위해 화재신고 전화를 받은 건수에 따라 예산을 보다 많이 배정하도록 하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결과는 당국이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엉뚱하게 나타났다. 각 소방서들이 화재예방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각 소방서들은 자기 관할구역 내에서 보다 많은 화재가 발생해야 보다 많은 예산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정책당국이 바람직한 효과를 얻기 위해 채택한 유인책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유발하는 것을 ‘유인책의 역효과(perversive incentive)’라 한다.

베트남 주재 프랑스 총독부에 근무하는 관리들, 그리고 중국을 여행했던 고생물 학자들은 아마도 최고수준의 학력과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었을 것이다. 쥐를 없애기 위해, 그리고 보다 많은 공룡화석을 획득하기 위해 그들이 채택한 정책은 얼핏 보기에는 매우 현명한 것이었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은 엘리트들이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였다.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이익에 맞게 행동한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의 행동은 ‘합리적’이다.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 것은 보통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라 그런 행동을 하도록 만든 정책의 부적절성이다. 얼핏 생각하면 소수의 똑똑한 엘리트들이 의사결정을 하면 우수한 대안을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크게 절약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높은 학력을 가진 엘리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그들은 보통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엘리트들이 최적이라고 생각하여 채택한 정책들이 엉뚱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악화시키기도 한다. 여기에 집단지성의 중요성이 있다. 과거 공산국가나 독재국가들이 하나 같이 발전이 더디거나 붕괴되어버리는 것은 바로 소수 엘리트들에 의한 정책결정이 수많은 부작용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위에서 논의한 문제는 보통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직면했던 문제일수도 있다.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대안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는커녕 오히려 손실만을 잔뜩 안겨준 경우 말이다. 그래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럼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비판적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판적 사고란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교·검토해보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와 고찰을 통하여 우리는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비판적 사고를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인간은 아무래도 고정관념의 울타리를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의 유력한 대안은 혼자 문제에 접근하고 대안을 모색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볼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검토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이고 시너지 효과의 원천이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위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속담이 “못난 갖바치 3명이 제갈량을 이긴다”는 말이다. 집단지성의 개념을 도입한 학자는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하버드대학 교수였던 윌리엄 휠러(William M. Wheeler)이다. 휠러 박사는 개미군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독립된 개체들이 하나의 유기체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현상을 발견하였는데, 이를 ‘초유기체(superorganism)’라 불렀다. 초유기체처럼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을 통하여 얻게 된 지적 능력을 집단지성이라 하는데,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는 개체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우리가 어떤 어려운 사회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중지를 모은다’는 말을 종종 쓰는데, 이 중지(衆智)가 바로 집단지성인 것이다.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은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라도 초유기체처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사업을 전개해나가면 어떤 개별지성보다도 탁월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이 서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상당한 소득을 창출해주는 것은 바로 집단지성 때문이다. 집단지성이 서민들에게 일자리와 소득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도록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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