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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새는 해로운 새다!!

조회수 2,914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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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중국대륙을 장악한 마오쩌뚱(毛澤東)은 1958년 근대적인 공산주의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대약진운동을 시작하여 1962년 초까지 진행한다. 그러나 이 운동은 농촌의 현실을 무시한 무리한 진행으로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대약진운동에 수반된 기근으로 인해 아사자(餓死者)가 무려 2,300~4,200만 명에 이르는 대참사가 발생하였다.  

수천 만 명을 굶어 죽게 한 하나의 원인이 된 것이 제사해운동(除四害運動)이었다. 이것은 당시 중국인들을 괴롭히는 4가지 해충을 제거하자는 운동인데, 사해(四害)에 해당하는 해충은 쥐, 파리, 모기, 그리고 엉뚱하게 참새가 포함되었다. 왜 참새가 포함되었는가? 1955년 마오쩌뚱이 농촌 현지지도에 갔다가 참새가 곡식을 쪼아 먹는 걸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 새는 해로운 새다(麻雀是害鳥)”라고 말했다 한다. 이 말이 시발점이 되어 참새를 멸종시키기 위한 ‘참새 때려잡기 운동(打麻雀運動)이 벌어졌다.

참새를 잡는데 사용된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은 참새가 앉아서 쉬지 못하게 하여 탈진해 죽게 하는 기상천외한 것이었다. 모두 집에서 새총을 만들어 오거나, 새총을 쓸 수 없는 사람들은 징, 세숫대야 등등 소리 나는 것은 모조리 들고 나오고, 이런 것도 없는 사람들은 긴 막대를 들고 나와 휘두르며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특정한 날을 정해 참새가 앉을 만한 곳에 사람을 풀어놓고 계속 온갖 소리 나는 물건들을 두드리거나 긴 막대를 휘두르며 고함을 질러 댔다. 이러한 소란 때문에 참새들이 내려와 앉지 못하고 공중에서 뱅뱅 돌다가 탈진해서 땅으로 추락하면 때려잡았다. 이렇게 잡은 참새가 1958년에만 약 2억 1,000만 마리에 달했다고 한다. 

이리하여 중국에서 참새가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1959년에 나타났다. 참새는 곡식을 쪼아 먹기도 하지만 메뚜기, 멸구 등 해충을 잡아먹는데, 참새가 없어지자 이런 해충들이 창궐한 것이다. 





특히 메뚜기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메뚜기 떼가 중국 전역을 뒤덮었다. 거기다가 대약진운동을 하면서 마구잡이로 벌목을 하고 살충제를 남용함으로써 중국의 생태계는 거의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이러한 생태계 파괴는 3년 대기근을 촉발시켰고, 그 결과 아사자가 천문학적 숫자에 이르게 된 것이다. 1960년 4월이 돼서야 중국의 지도자들은 참새의 역할을 인식하게 되었다. 결국 당의 지도부는 당시 소련공산당 서기장이었던 흐루시초프에게 간청하여 참새 20만 마리를 공수해와 풀어놓았다. 이후 제사해운동은 참새를 빼고 슬그머니 빈대를 집어넣었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 하고 있을 때 영국 총독부는 당시 수도였던 델리에 맹독성 코브라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에 몹시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총독부에서는 인도인들에게 코브라를 죽여서 잡아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최초에 이 정책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인도인들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 많은 양의 코브라를 잡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당한 기간이 지났는데도 인도인들이 잡아오는 코브라의 숫자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총독부 관리들이 조사해본 결과, 인도인들이 보상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집에서 코브라를 기르고 있었다.

그래서 총독부는 이 정책을 폐지하게 되었는데, 더 이상 보상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인도인들은 집에서 기르던 코브라를 모두 밖에 내다 버렸다. 그에 따라 야생 코브라의 숫자가 이 정책을 실시하기 전보다 훨씬 많아져버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정책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 것이다. 위와 같은 현상들을 유인책의 역효과라 한다. 정부, 기업, 공공조직, 나아가서는 일반조직 등의 의사결정자가 바람직한 효과를 얻기 위해 채택한 유인책이 의도하지 않은,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유인책의 역효과가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소수의 엘리트, 또는 최고 리더가 의사결정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사건건 대중의 의견을 정책결정에 반영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건이 허용하는 한 여론을 수렴하여 의사결정을 하면 유인책의 역효과를 회피할 수 있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민주국가와 독재국가의 의사결정이다. 민주국가에 비하여 독재국가에서는 극히 소수의 엘리트들이 임의적으로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엘리트 집단이 의사결정을 하므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의사결정의 속도 면에서 보면 매우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독재국가 치고 번영한 나라가 없다. 소수의 엘리트들이 최선일 것으로 생각하고 채택한 정책이 심한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못 난 갖바치 셋이 제갈량을 이긴다.’는 속담이 있다. 제갈량처럼 신출귀몰하는 개별지성을 가진 사람도 집단지성을 능가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은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만일 리더 중 의사결정을 독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명심할 일이다. 참새 잡는 데는 성공할지 몰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을 주도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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