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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라 숫자가 왜 많아졌을까?

조회수 3,989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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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 하였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영국 총독부는 당시 수도였던 델리(Delhi)에 맹독성 코브라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에 몹시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총독부에서는 인도인들에게 코브라를 죽여서 잡아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최초에 이 정책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인도인들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 많은 양의 코브라를 잡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당한 기간이 지났는데도 인도인들이 잡아오는 코브라의 숫자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총독부 관리들이 조사해본 결과, 인도인들이 보상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집에서 코브라를 기르고 있었다. 그래서 총독부는 이 정책을 폐지하게 되었는데, 더 이상 보상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인도인들은 집에서 기르던 코브라를 모두 밖에 내다 버렸다. 그에 따라 야생 코브라의 숫자가 이 정책을 실시하기 전보다 훨씬 많아져버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정책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우리 그니지(Uri Gneezy) 교수는 이스라엘에서 어린이집 10곳 중 6곳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어린이를 늦게 찾아가는 부모들에게 벌금을 물리는 실험을 실시하였다. 먼저 ‘만일 부모들이 규정된 시간보다 늦게 아이를 데리러 오는 횟수가 10번에 이르면 3달러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공지하도록 했다. 전통적인 경제이론에 따르면 부모들은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 지각을 덜 해야 한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지각하는 횟수가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그 이유는 이렇다. 벌금을 물리지 않았을 때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지각을 한 경우에는 자기 아이 때문에 퇴근도 못하고 있는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가능하면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벌금제도를 실시한 후에는 늦더라도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면 된다고 생각하여 미안한 마음이 사라진 것이다. 그에 따라 중요한 다른 일을 보기 위해 마음 놓고 지각을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지각을 줄이기 위해 실시한 유인책(이 경우엔 벌금)이 오히려 지각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와 같이 어떤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방책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현상을 코브라 효과(cobra effect)라 한다. 다시 말하면 코브라 효과는 최적이라고 생각한 정책이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유발하여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코브라 효과가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널리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소수의 엘리트들이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사건건 대중의 의견을 정책결정에 반영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건이 허용하는 한 여론을 수렴하여 의사결정을 하면 코브라 효과를 회피할 수 있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민주국가와 독재국가의 의사결정이다. 민주국가에 비하여 독재국가에서는 극히 소수의 엘리트들이 임의적으로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엘리트 집단이 의사결정을 하므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의사결정의 속도 면에서 보면 매우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독재국가 치고 번영한 나라가 없다. 소수의 엘리트들이 최선일 것으로 생각하고 채택한 정책이 심한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과거 공산국가의 몰락이 이를 반영한다. 현재의 북한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것도 소수 엘리트의 자의적인 의사결정 때문이다. 얼핏 생각하면 소수 엘리트 집단에 의한 의사결정이 그 질과 속도 면에서 우월할 것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이다. 

앞의 스토리에서 인도의 영국총독부에 근무하는 관료들은 수준 높은 엘리트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채택한 정책은 얼핏 보기에는 매우 합리적이다. 만일 인도에 그 엘리트들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살고 있었다면 그 정책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 그런가. 이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인도의 서민들은 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했다. 그리고 그 접근방식도 매우 합리적이었다. 만일 총독부 관료들이 인도인들과 폭넓은 대화를 했다면 아마 그런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겸청즉명 편신즉암(兼聽則明 偏信則暗)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면 밝아지고, 한쪽만 믿으면 어두워진다’는 뜻으로, 오긍(吳兢)이라는 사람이 쓴 <정관정요(貞觀政要)>라는 책의 정관(당태종의 연호) 2년조에 실려 있다. 당나라 태종 이세민(李世民)은 한나라의 무제(武帝), 청나라의 강희제(康熙帝)에 비견되는 영명한 군주로 평가되는 인물인데, 현신(賢臣)인 위징(魏徵)에게 “무엇을 일러 현명한 군주(明君)나 어두운 군주(暗君)라 하는가?”라고 묻자, 위징이 대답한다. “군주로서 명(明)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의견을 겸하여 듣는 것을 말하며, 암(暗)이라고 하는 것은 한쪽 말만 믿는 것을 말합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꼴꾼, 나무꾼에게도 묻는다’라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바로 겸청즉명 편신즉암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군주도 무식한 꼴꾼, 나무꾼의 의견까지 들어야 현명한 군주가 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의 말만 듣거나, 또는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여 자기 고집대로 일을 처리하면 멍청한 군주가 된다는 것이다. 위징이 말한 것이 오늘날 집단지성의 핵심이다. ‘못난 갖바치 셋이 제갈량을 이긴다’는 속담과 궤를 같이 하는 명언이다. 오늘날 크던 작던 모든 조직에서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떻게 하면 밝은 리더가 되고 어떻게 하면 어두운 리더가 되는지를 배울 수 있는 고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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