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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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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프랜시스 골턴(Sir Francis Galton, 1822-1911)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진화론을 창시한 찰스 다윈과는 고종사촌 간이다. 그는 당초 의학을 공부하였으나 20세 때 사망한 부친으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후 의학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면서 평생을 살았다. 그는 다방면에 깊은 관심을 가졌는데, 오늘날 통계학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 중 하나인 회귀분석의 개념을 창시한 사람이기도 하다. 

또한 프랜시스 골턴은 우생학(優生學)의 창시자이다. 우생학이 주장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유전적으로 우등한 종족과 열등한 종족이 따로 있으므로 우등한 종족은 늘리고 열등한 종족은 단종(斷種)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히틀러의 광적인 학살과 일제의 731부대에 의한 생체실험의 이론적 근거도 바로 우생학이었다. 이처럼 우생학은 학살과 인종청소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끔찍한 학문이다. 

그런데 골턴의 경험은 자신이 주창한 우생학과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한 지역의 군중들이 황소의 무게를 추측한 값을 평균하자 거의 정확하게 실제 무게와 일치하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정확도가 황소 전문가들이 개별적으로 추측한 값보다 더 정확했다. 그러니까 황소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보통사람들이 추측한 값을 평균한 황소의 무게가 전문가가 단독으로 추측한 무게보다 실제 황소의 무게에 가깝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골턴의 실험은 우생학이 아니라 집단지성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였던 윌리엄 모튼 휠러(William Morton Wheeler) 박사는 독립된 개체들이 하나의 유기체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휠러는 개미들에서 마치 개별 동물의 세포들처럼 이러한 협력과정이 작동되고 있음을 발견했는데, 이를 ‘초유기체’라 불렀다. 즉, 초유기체(superorganism)란 여러 개의 개별 유기체가 모여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 곤충들의 어버이는 생존 및 종족을 유지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갖춘 한 개체이지만, 거기서 태어난 개체가 집단을 이루고 일을 전담하는 개체와 생식개체로 분화된 상태가 되면 한 개체의 개성은 상실되고, 특화된 집단이 마치 한 개체처럼 살아가는 생활단위가 된다. 

이러한 현상은 꿀벌이나 개미처럼 여러 개체가 모여 하나의 큰 사회를 이루는 곤충들에서 나타난다. 이들 군락에서는 분업이 대단히 엄격하게 이루어지므로 개체들은 혼자서는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다. 

못난 갖바치 셋이 제갈량을 이긴다
19세기 영국의 사상가였던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 1820-1903)는 사회조직에 초점을 맞춰 ‘초유기체적(super-organic)’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사실 고도의 분업과 전문화가 이뤄져 가는 현대사회도 초유기체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각각 독립된 생명체인 인간들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루는데, 사회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각각의 인간들은 그들 단독으로는 원활하게 삶을 존속해 나갈 수가 없다. 각자에게 주어진 소임을 수행하면서 교환이라는 방법을 통해 삶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획득해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초유기체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꿀벌이나 흰개미가 군락에서 분리돼 개체로 살아남기가 어렵듯이, 인간사회에서도 개인이 사회와 격리돼 단독으로 생존하기는 어렵다. 



휠러 박사는 개체로서는 미미한 개미가 공동체로서 협업해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어내는 것을 관찰했고, 이를 근거로 개미는 개체로서는 미미하지만 군집해서는 높은 지능체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지적 능력을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 하는데,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는 개체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못난 갖바치 셋이 제갈량을 이긴다’는 속담이 집단지성의 위력을 잘 설명해준다. 아무리 탁월한 개별지성이라도 보통사람들의 집단지성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이다.

무차별적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보통사람들, 그리고 보통기업들이 살아남는 길은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뿐이다. 그럼 집단지성을 발현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의견의 다양성, 독립성, 분권화, 지식과 정보의 통합 메커니즘 등이다. 

먼저 조직을 구성하는 각 개인이 각자 나름대로의 정보와 견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비록 그것들이 이미 알려진 사실과는 다른 괴짜 같은 해석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다양성은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정보와 견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성별, 나이, 직업, 취미, 종교, 경력 및 경험, 가치관 등)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 집단에서는 집단지성이 발현되기가 힘들다. 비슷한 지식을 융합해봐야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나 조직은 집단지성을 창조하지 못해 낙후되고 만다. 

또 개체가 자유의지에 따라 독립적으로 사유(思惟)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중앙집권이고 권위주의적인 조직관리가 되어서는 안 되며,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판단들을 집단의사결정으로 통합할 수 있는 어떤 메커니즘이 존재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사이버 공간과 네트워크마케팅 조직이 집단지성을 발현할 수 있는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마케팅 조직은 천태만상(千態萬象)의 사람들이 모이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조직은 잘못하면 중구난방(衆口難防)이 되어 소멸하고 말지만, 적절한 리더십이 이들을 안내해준다면 보통사람들이 집단지성을 발현해 상류사회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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