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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밝은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회수 2,613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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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어느 날 아침에 세면을 하기 위해 화장실에 갔는데, 커다란 벌 한 마리가 들어와 있었다. 이 벌은 어렸을 때 시골에서 호박벌이라고 불렀던 새카맣고 커다란 벌이었다. 아마도 조금 열어놓은 환기창으로 들어온 것 같다.

화장실의 조명을 위해 벽 쪽에 유리창이 붙어 있는데, 위쪽의 창문은 환기를 위해, 그리고 아래쪽의 유리창은 순전히 조명을 위해 달아놓은 것 같다. 위쪽 유리창은 밑 부분에서 밖으로 밀어 열 수 있도록 돼있고 아래쪽 유리창은 고정돼 있다. 두 유리창의 중간부분은 틀로 고정돼있다. 그러니까 그곳은 햇빛이 들어올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벌이 ‘어떻게 행동하나 보자’ 하고, 위쪽 창문을 밀어서 탈출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커지도록 해놓고 지켜봤다. 벌은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면적이 넓고 밝은 아래쪽 유리창 부분에서만 계속 날면서 계속 부딪치는 것이었다. 물론 계속적으로 실패했다. 몇 ㎝만 위로 올라가면 탈출할 공간이 충분히 있는데 이 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위로 올라가려면 상대적으로 어두운 창틀 부분을 지나야 하는데 벌은 그런 시도는 해보지를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윙윙거리면서 날다가 지쳤는지 창틀에 앉아서 쉬었다. 아마도 밤새도록 탈출을 시도하다가 이제 기진맥진한 것 같았다. 날 힘도 없는지 꼼짝도 하지 않고 그냥 오래토록 붙어 있었다. 분명 에너지가 소진된 것으로 보였다.금방 에너지를 보충해주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 이 벌을 살리기 위해 등산용 장갑을 끼고 벌을 잡았는데, 이 녀석이 그만 장갑을 뚫고 내 두 번째 손가락을 쏘아 버렸다. 눈에서 불이 번쩍할 정도로 아팠다. 어렸을 때 산에 갔다가 더러 벌에 쏘인 적이 있지만 나이 들어서는 처음이다. 손가락이 퉁퉁 붓고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그런데 이 벌은 왜 스스로 탈출하지 못했을까? 불과 몇 ㎝만 움직여 위로 가면 탈출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벌의 고정관념 때문이다. 벌과 파리를 병 속에 넣어 병마개를 열어놓은 채, 병의 입구가 어두운 쪽을 향해 놓아둔다. 그러면 벌은 출구가 항상 밝은 쪽에 있다고 생각하고 밝은 병 바닥만을 해매면서 탈출하지 못한다. 어두운 쪽에도 출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출구는 항상 밝은 쪽에 있다는 벌의 고정관념이 벌을 밝은 쪽으로만 가게 하는 것이다.

반면에 파리는 밝고 어두운 것에 상관하지 않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결국 병에서 탈출한다. 이러한 파리의 도전적 행동 때문에 고산지역이나 극지처럼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도 살아남는다고 한다.

고정관념을 깨야 길이 보인다

서커스단에서 곡예를 시키는 코끼리를 대부분 보셨을 것이다. 그런데 엄청나게 덩치가 큰 코끼리가 보잘것없는 덩치를 가진 사람의 말을 잘 듣는다. 그런데 코끼리는 공연을 하지 않을 때는 작은 쇠사슬에 발이 묶여 있다고 한다. 큰 나무도 뿌리 채 뽑아버리는 코끼리의 힘을 감안한다면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까짓 작은 쇠사슬에 그렇게 엄청난 힘을 가진 코끼리가 얌전하게 묶여 있다니!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코끼리가 새끼일 때 작은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새끼 코끼리는 도망가기 위해 발버둥을 쳤을 것이다. 그러나 새끼 코끼리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 그에 따라 코끼리는 ‘쇠사슬을 끊고 도망갈 수 없다’는 인식을 평생 간직하게 된 것이다. 덩치가 커진 다음에는 당기면 끊어질 수 있는 쇠사슬인데 ‘불가능’이라는 인식이 각인된 코끼리는 그런 시도 자체를 안 하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자기개발 교육사업자인 폴 마이어(Paul J. Meyer)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실패가 각인돼 시도하면 할 수 있는데도 ‘할수 없다’고 생각해 시도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일종의 고정관념이다. 고정관념의 함정에 빠지면 올바를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

우리사회엔 네트워크마케팅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네트워크마케팅 업계의 업보이다. 미국에서 직접판매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도입됐을 때, 서민들을 현혹해 심대한 피해를 입혔던 악덕업자들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법규의 정비와 더불어 강력한 단속 시스템을 확충함으로써 과거와 같은 파렴치한 행위를 하는 사람은 있을 수가 없게 됐다. 한 연구에 의하면 지난해 네트워크마케팅 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10조 6000억원에 달하며, 4만9000여명에게 일자리를 줬다고 한다. 불황의 시대에 서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효자산업인 것이다.

미국에서 프랜차이즈와 다단계(MLM)라는 유통기법이 처음 나타났을 때 사기라고 소송을 당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대법원은 합법적인 비즈니스라고 최종판결을 내렸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처음 대하는 것이나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방어적 자세를 취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고 이 사업에 뛰어든 사람은 부자가 됐다.

길은 반드시 밝은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밝은 곳만 찾다가 벌처럼 미로에서 탈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작은 쇠사슬에 묶여 평생을 살아야 하는 덩치 큰 코끼리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불황만 탓하지 말고 과감하게 치즈 창고를 찾아나서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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