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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 가치와 경제발전

조회수 2,511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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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가치는 그 속성에 따라 ‘본질적 가치’와 ‘도구적 가치’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본질적 가치 또는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가치’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손해와 이익의 개념을 떠나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를 말한다.
예를 들면 애국심은 하나의 가치로서 우리에게 희생을 요구하는데, 때때로 개인의 복지에 불리할 때에도 희생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많은 사람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했다. 본질적 가치는 주로 객관적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생의 본질과 직결되는 가치이다. 이런 본질적 가치에 속하는 것은 진ㆍ선ㆍ미ㆍ인권ㆍ애국심ㆍ정의ㆍ공익ㆍ복지ㆍ형평ㆍ자유ㆍ평등ㆍ생명ㆍ사랑ㆍ우애ㆍ협력ㆍ박애ㆍ구제ㆍ안전ㆍ안정ㆍ신뢰ㆍ평안ㆍ은혜ㆍ감사ㆍ자비ㆍ온화ㆍ온정ㆍ정직ㆍ겸손ㆍ성실ㆍ공정ㆍ관용ㆍ배려ㆍ용서ㆍ긍휼 등이 있다.
이에 비해 도구적 가치 또는 외재적 가치(instrumental or extrinsic value)는 ‘본인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지키는 가치’를 말한다. 이를 ‘수단적 가치’라고도 한다. 도구적 가치는 주로 주관적이며, 단기적 관점에서 추구되는 가치이다. 도구적 가치는 주관적이므로 사람에 따라 각 덕목(德目)의 가치함량을 높게 평가할 수도 있고 낮게 평가할 수도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전혀 무가치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재물과 권력을 어떤 사람은 매우 높게 평가하지만 어떤 사람(성직자 등)은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또 같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각 덕목에 대한 가치판단이 일관성이 없고 시간에 따라 유동적이다. 젊어서는 돈과 권력을 추구했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는 그런 것들을 하찮은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여기에 속하는 것들로는 돈ㆍ재물ㆍ쾌락ㆍ편리ㆍ안락ㆍ외모ㆍ명예ㆍ권력ㆍ지배ㆍ지위ㆍ정보ㆍ지식ㆍ경제성ㆍ효율성ㆍ효과성ㆍ위신ㆍ체면 등이 있다.

본질적 가치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엔진

그러면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가치는 어떤 것일까.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가치는 ‘본질적 가치’이다. 물론 도구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우에도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에 그치고 만다. 도구적 가치가 충족되면 더 이상 그 가치를 강하게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국가가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근면ㆍ저축ㆍ투자ㆍ생산성ㆍ효율성ㆍ효과성ㆍ지식 등과 정보를 강조한다고 하자. 만약 경제성장에 유익한 어떤 결정이 경제적 성질의 도구적 가치(예를 들면 부의 증가)를 충족시켰다면, 그 순간부터 그 나라의 노력은 힘이 떨어지게 된다. 
더 구체적으로 만일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아 열심히 일했다면, 일단 부자가 되는 목표가 달성된 후에는 열심히 일하지 않고 거들먹거리며 먹고 놀기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본질적 가치, 즉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가치를 강하게 추구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왜 어떤 국가(대부분의 선진국들)는 이미 부국이 됐음에도 계속 빈국처럼 행동하는 것일까. 즉 더 이상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데도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경쟁하고, 저축하고, 투자하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혁신하는가.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추구하는 가치 때문이다. 그 가치가 번영을 촉진하지만, 번영을 성취한 뒤에도 어떤 가치 때문에 그런 행동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런 가치가 바로 본질적 가치이다. 왜냐하면 도구적 가치는 그 속성상 한시적(限時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직 본질적 가치만이 탕진이 불가능하다. 본질적 가치는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으며, 언제나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요구한다. 따라서 본질적 가치는 지속적인 정진(精進)의 엔진이다. 
그러면 경제적 가치의 속성은 무엇인가. 아이러니컬하게도 모든 경제적 가치는 도구적 가치이다. 따라서 만일 어떤 사회가 비경제적 가치(본질적 가치, 인문적 가치)는 도외시하고 경제적 가치(상업적 가치)에만 매몰돼 있다면 그 사회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다. 물질적 가치가 충족되면 더 이상 열심히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소득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부의 축적과정이 그 과정의 성공으로 포화(saturation)되어서는 안 된다. 즉 지속적인 근면ㆍ연구ㆍ투자ㆍ변화ㆍ혁신ㆍ절제 등을 촉진하는 가치가 경제적인 것에 한정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돈은 본질적 가치 실현 수단으로 사용돼야

돈을 버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되는 사회는 결코 선진화될 수 없다. 이는 돈을 버는 것이 최대의 목표인 사람의 삶이 결코 품위 있고 고결해질 수 없는 것과 같다. 한마디로 인문적 가치가 도외시되고 경제적 가치가 모든 것을 압도하는 사회는 결코 고결한 사회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사회가 될 수도 없다.
결국 비경제적인 본질적 가치의 추구가 지속적 경제성장을 보장한다는 역설(paradox)이 성립한다. 한 국가가 부유할 때, 부의 축적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 그 나라의 가치체계 속에 존재해야 부의 창출이 끊임없이 이뤄지게 된다. 이 비경제적인 어떤 가치에는 사회복지ㆍ행복ㆍ자유ㆍ평등ㆍ형평ㆍ구제ㆍ공존ㆍ공생ㆍ공영ㆍ안전ㆍ구휼ㆍ사랑ㆍ배려ㆍ신앙ㆍ종교ㆍ자비ㆍ베풂ㆍ박애ㆍ생존ㆍ탁월ㆍ자아실현ㆍ위신ㆍ부국강병ㆍ문화발전ㆍ예술진흥 등이 있다. 지금 이 순간 아직 달성되지 못한 가치이면 그것의 추구가 바로 경제성장을 지속시킨다. 일반적으로 모든 본질적 가치는 아무리 추구하더라도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으며 탕진되지 않는다. 이런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사회에서는 돈은 이런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상의 논리는 한 기업의 성장, 발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 기업이 진정으로 본질적 가치의 실현을 최종 목표로 두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돈벌이를 하는지, 아니면 사훈이나 기업목표는 그저 장식품으로 걸어두고 돈벌이에만 몰두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장기적 모습이 결정된다. 
역사적인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가치에 몰두하는 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그러나 그런 기업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오랜 세월을 두고 생존하고 성장, 발전하는 기업은 본질적 가치를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이다.
그러면 본질적 가치만 사훈으로 내걸면 기업이 성장, 발전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철저하게 경제 원리에 맞게 기업경영을 해야 한다. 아무리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고상하더라도 손실을 보는 기업은 시장이 가만 두지 않는다.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기업이 아니다. 그런 기업은 희소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으므로 도태되는 것이 사회를 위해서도 좋다. 따라서 경영자는 본질적 가치의 실현을 지향하면서 동시에 원리원칙에 입각해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개인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돈을 버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사람은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설사 돈을 벌었다 하더라도 얼마 되지 않아 패가망신한다. 우리는 거액의 복권 당첨자, 지목 변경 등으로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상황에 처하는 것을 빈번하게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본질적 가치를 도외시하고 도구적 가치의 획득에 집중하다보면 도구적 가치의 획득도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설사 획득했다 하더라도 곧 탕진하고 만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사회가 보다 높은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개인, 기업, 국가적 차원에서 본질적 가치를 중요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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