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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내 칼이 빠진 자리

조회수 4,521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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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중국 초(楚)나라 사람이 배를 타고 양자강을 건너다가 칼이 배안에서 물속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그는 급히 칼을 빠뜨린 뱃전에 칼자국을 내어 표시를 해놓고 말하기를 “여기가 내 칼이 빠진 곳이다”라고 하였다. 이윽고 배가 건너가서 멈추니 뱃전을 깎아 표시한 사람이 그 표시한 자리를 따라 물속으로 뛰어들어 칼을 찾았다. 배는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칼은 물속에 떨어진 채로 그대로 있으니 칼을 찾을 리 없었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실린 이야기로, 여기에서 각주구검(刻舟求劍)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겨났다.

한편 한비자(韓非子)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송(宋)나라의 어떤 사람이 밭을 갈고 있었는데, 밭 가운데는 나무그루터기가 있었다. 
토끼 한 마리가 달려오더니 그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이를 본 밭 갈던 농부는 쟁기를 버리고 그 그루터기를 지키면서 다시 토끼 얻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토끼를 다시는 얻지 못하였으니 그 사람은 송나라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여기에서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사자성어가 만들어졌다.

두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시대는 변했는데 옛것만 고집하다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비유한 말이다. 즉 낡은 관념에 사로잡혀 시대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빗대어 한 말이다. 시대의 변화가 빠르지 않았던 2300여 년 전에도 시대의 변화를 무시하고 옛것만 고집하는 사람들은 낭패를 보게 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개구리 삶기(boiling frog)’는 널리 알려진 대로, 살아있는 개구리를 서서히 가열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주장하는 바는, 뜨거운 물에 넣은 개구리는 뛰쳐나가 살게 되지만, 찬물에 넣어진 개구리는 서서히 가열하는 동안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고 느긋하게 있다가 결국 삶겨져 죽게 된다는 것으로, 주로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은유로 쓰여 진다. 현대 생물학자들은 이 실험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실제 개구리들은 서서히 열을 받아도 물에서 튕겨 나온다는 것이다.

어쨌든, 19세기에 진행된 여러 실험에 따르면, 가열단계를 충분히 조절한다면, 결국 “개구리 삶기”의 가설은 성립한다. 개구리 삶기는 일반적으로, 원치 않는 결과로 고통 받지 않으려면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를 인식하고 거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에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앞의 스토리들, 즉 ‘수주대토, 각주구검, 개구리 삶기’는 변화에 상응하는 패러다임(paradigm)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우화적 이야기이다. 개인과 조직을 둘러싼 환경은 지속적으로 변하는데, 그 변화의 속도가 느린 까닭에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커다란 변화를 느끼고 허둥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따라서 환경의 변화로 인한 낭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변화를 주시하고 그 변화에 맞는 패러다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용어 중 하나가 ‘패러다임’이라는 말이다.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는 과학철학자인 토머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한마디로 말하면 ‘세상을 보는 눈’ 또는 ‘사고의 틀’이다. 패러다임이라는 말이 급격하게 많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말에 몰아닥친 외환위기(이른바 IMF 경제위기) 이후이다. 사실 당시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당한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 얽매어 케케묵은 방식으로 경제운영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를 논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쓰인 말 중의 하나가 바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학자들은 현대사회의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변화의 속도라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패러다임의 전환 속도도 빨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빠른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에 젖어 있으면 삶겨 죽는 개구리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가장 큰 현안문제는 일자리 부족에 따른 실업문제이다. 실업문제는 빈익빈부익부 문제를 유발하여 각종 사회문제의 근원이 된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각자가 만들어야 한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속담처럼 국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각자가 현대는 농경시대도 아니요 산업화시대도 아닌 지식정보화시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거기에 걸맞은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낡은 창고에는 이미 치즈가 없다. 낡은 창고에 누군가가 (예를 들면 정부가) 치즈를 갖다놓기를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다. 자기가 찾아나서야 한다. 찾아 나서면 분명이 치즈가 있는 창고가 있다. 네트워크마케팅 창고도 치즈가 쌓여 있는 하나의 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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