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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

조회수 9,443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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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중국 전국시대에 있었던 일이다. 진(秦)나라 제26대 군주인 혜왕(惠王)은 이웃에 인접한 촉(蜀)나라를 공격해 빼앗고 싶었으나 지형이 험해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혜왕은 촉나라 군주가 욕심이 많다는 걸 이용해 빼앗을 계략을 짰다.

먼저 소 다섯 마리를 조각하게 한 후 갖가지 금은보화로 안을 채우게 하고 꽁무니에 금가루를 뿌려 소가 ‘황금똥’을 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또 이 황금똥을 누는 소를 진나라 왕이 우호증진을 위해 촉나라 군주에게 진상하고 싶어 한다는 소문도 퍼뜨렸다. 이 소문은 곧 촉나라까지 퍼져나갔고, 이를 들은 촉나라 군주는 이 소가 갖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진나라 혜왕이 촉나라에 기별을 보내 화친의 예물로 황금 똥을 누는 소를 촉나라 군주에게 바치겠다고 했다. 신하들은 이것이 진나라의 계략일지도 모른다고 간언하였으나 촉나라 군주는 이를 듣지 않고 문무백관들과 함께 도성 입구까지 진나라 사신단을 맞으러 나갔다. 
그런데 그 사신단 속에는 무기를 숨긴 수 만 명의 진나라 병사들이 들어 있었다. 촉나라 군주가 아무런 방비도 없이 문무백관들을 거느리고 나타나자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이 숨겨둔 무기를 들고 공격하여 촉나라 군주는 사로잡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촉나라는 멸망하고 말았다. 황금 똥을 누는 소를 얻으려다 그만 나라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런 고사에서 소탐대실(小貪大失), 곧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는 사자성어가 만들어졌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일어난 가짜 백수오(白首烏) 파동이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예이다. 어디서 어떻게, 누가 무엇 때문에 가짜 백수오, 즉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를 혼입시켰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백수오 재배농가, 영농조합, 약재상, 최대 백수오 제품 제조업체인 N사 등 관련 주체는 모두 치명적인 손실을 입게 되었다. 아마도 누군가가 백수오와 이엽 우피소를 육안으로는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걸 악용하여 값싼 이엽 우피소를 섞어 넣었을 개연성이 높다. 좀 더 많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욕심 때문일 것이다. 그 결과는 참담하게 되었다.

100여 곳의 백수오 재배농가는 연간 800~1000톤의 백수오를 생산하여 4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다고 한다. 최대 백수오 관련 제품 생산업체인 N사는 연간 124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으며 기업의 성장에 힘입어 주식의 시가총액이 무려 1조67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파동으로 농가는 백수오의 판매처를 잃게 되었고, N사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처지가 되어 기업 자체가 파산위기에 처했다. 또한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민사상의 손해배상은 물론이거니와 형사상의 책임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백수오 관련 주체들은 백수오가 황금똥을 누는 소로 착각하여 탐욕을 부리다가 그만 모든 걸 잃어버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백수오 재배농가의 95%가 이엽우피소를 동시에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왜 농가는 이엽 우피소를 재배하고, 제품 제조업체는 백수오 대신 이엽 우피소를 썼을까? 그것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육안으로는 구분하기가 어렵고, 농가와 생산업체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보통사람들은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게 생겼다. 또 백수오는 파종하여 수확하는데 2~3년이 걸리는 반면, 이엽우피소는 파종 후 그해 가을에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이엽 우피소를 백수오 대신 쓰는 게 뭐가 문제인가? 100% 백수오 제품이라고 선전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값싼 다른 원료를 썼다는 상도의적인 문제는 고려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엽우피소의 독성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천연쥐약’이라 불릴 정도의 독성을 가지고 있다 한다. 이런 재료를 이용해 여성갱년기증상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해 연간 1240억원 이상을 팔아먹은 것이다.

백수오 재배농가의 95%가 이엽우피소를 재배한다는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팔려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팔리지도 않는 작물을 농민들이 재배할 리가 없지 않는가? 누군가는 이엽우피소를 값싸게 사서 3배나 값이 비싼 백수오로 둔갑시켜 팔아왔다는 것이 명백한 것이다. 영농조합 관계자들이나 약재상, 그리고 N사 경영진이 이를 몰랐을까? 일반인들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전문가들은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생산농가에서부터 제품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관련자들은 모두 공범인 셈이다. 결국 이런 집단적 탐욕이 집단적 몰락을 초래한 것이다. 누굴 원망하겠는가? 자업자득인 것을.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가 없다’는 뜻으로 논어 안연편(顔淵篇)에서 공자가 한 말이다. 이는 한마디로 ‘신뢰를 잃으면 망한다’ 는 뜻이다. 공자는 정치에 대해 한 말이나 이는 그대로 기업경영에도 적용된다. 백수오관련 주체들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제 남은 일은 망하는 것이다. 애터미 사업자들도 명심할 일이다. 탐욕과 속임수는 망하는 첩경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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