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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창꼬치는 고등어를 공격하지 않았을까?

조회수 3,624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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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바다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상어이다. 그런데 바다에서 상어만큼 위협적이면서 때로는 상어를 밀어내고 상어의 지위를 누리는 물고기가 있으니 그게 바로 창꼬치다. 몸길이는 약 50㎝,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머리는 길고 뾰쪽하며 큰 입이 눈가까지 찢어져 있는데다 위턱보다 길게 튀어나온 아래턱으로 인해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앞으로 튀어나온 사람처럼 상당히 험상궂게 보인다. 입 사이로는 입을 완전히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로운 이빨들이 단검을 세워둔 것처럼 삐죽 튀어나와 매우 위협적으로 보인다. 창꼬치가 더욱 위력적인 것은 무리지어 다니면 사냥하는 습성 때문이다. 이들은 수백 수천 마리가 암초 주위를 느린 속도로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며 돌아가다가 먹이가 될 만한 물고기 떼를 만나면 한꺼번에 달려든다.
 

날카로운 이빨도 위협적이지만 시속 4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달려드는 창꼬치에 부딪치는 물고기는 그 충격만으로도 치명상을 입는다. 영어권에서 파이크(Pike) 또는 바라쿠다(Barracuda)로 불리는 이들을 창꼬치라 부르게 된 것도 이들이 돌진하는 모양새가 마치 창이 날아가 꼬치를 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격성이 강한 창꼬치를 이용해 마이애미 대학의 두 학자가 플로리다의 한 수족관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먼저 수조에 물을 가득 채운 후 수조의 가운데에 투명한 유리 칸막이를 만들었다. 한쪽 칸에는 고등어를 넣고 다른 쪽에는 창꼬치를 넣었다. 그러자 창꼬치가 칸막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먹이인 고등어를 잡으려고 빠른 속도로 헤엄쳐 가다가 유리 칸막이에 기다란 주둥이를 강하게 부딪쳤다.

창꼬치는 충격으로 얼떨떨해 하면서도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창꼬치는 수없이 칸막이를 들이받고 또 들이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창꼬치가 장애물이 있음을 깨닫고 더 이상 칸막이 너머로 가려는 시도를 그만 두었다. 과학자들은 다음 단계 실험을 위해 고등어를 그대로 둔 채 유리 칸막이를 치웠다. 그런데 창꼬치는 원래 자기의 공간이었던 수조 안에서만 헤엄쳐 다닐 뿐 더 이상 고등어가 있는 수조 쪽으로는 가지 않았다. 이를 창꼬치 증후군(Pike Syndrome)이라 한다.

창꼬치 증후군은 다른 방법의 실험으로도 확인되었다. 우선 수조에 물을 가득 채운 후 창꼬치를 넣는다. 그런 다음 투명한 유리병에 작은 물고기들을 넣고 그것을 수조 속에 넣는다. 그러면 창꼬치는 작은 물고기들을 포식하기 위해 맹렬하게 공격한다.

그러나 번번이 유리병에 주둥이만 강하게 부딪칠 뿐 실패한다. 계속 공격하다가 창꼬치가 장애물이 있어 불가능함을 알고 포기했을 때 유리병 속의 작은 물기들을 수조 안에 풀어놓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공격적이고 포악한 창꼬치가 작은 물고기들과 한 수조 안에서 같이 헤엄치고 있는 것이다. 창꼬치는 작은 물고기들이 눈앞에서 유유히 헤엄치고 다녀도 전혀 잡아먹을 생각을 않는다. 이와 같이 ‘과거의 경험이 비슷하지만 다른 상황에 잘못된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을 창꼬치 증후군이라 한다.

창꼬지 증후군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현상이 인간에게도 나타날까?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교수인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nan) 박사는 1975년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이론을 발표하였는데 ‘유기체가 자신의 환경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 그 결과로 통제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것’을 학습된 무기력이라 정의했다.

다시 말하면 어떤 유기체가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을 한 경우,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도 스스로 피하거나 극복하려 하지 않고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혐오스런 상황을 감수하는 것을 학습된 무기력이라 한다. 셀리그먼 박사는 동물실험과 인간에 대한 실험을 통해 학습된 무기력 현상은 종을 초월해 보편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창꼬치 증후군은 바로 학습된 무기력의 결과이다.

주변을 관찰해보면 창꼬치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을 적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지금까지 잘살기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해봤으나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았다. 또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속았고 피해를 봤다. 이런 경험이 누적된 사람들은 자신감을 잃고 무기력하게 된다. 모든 사람을 믿지 않고 매사를 부정적으로 본다. 이것이 고정관념으로 굳어져 도전조차 해보려고도 않는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실험에 사용되었던 150여 마리의 개들 중 약 1/3은 무기력 상태에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스스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혐오학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기력 상태에 빠지지 않고 혐오스런 상황에서 빠져나왔다. 
이런 비슷한 경향은 인간에게서도 나타났다. 아마 이성과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은 건전한 상황판단 능력과 굳은 의지만 갖는다면 무기력에 빠지지 않고 또 설사 빠졌다 하더라도 다시 빠져나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멘토 또는 어드바이서이다. 심한 무기력증과 불신감에 빠진 사람들은 스스로 극복하기가 힘들다. 이때 권위 있는 어드바이서의 한마디는 큰 힘이 된다. 네트워크마케팅에서는 스폰서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여기에 스폰서의 존재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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