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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스캔들에서 얻는 교훈

조회수 3,697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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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 이야기]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실수뿐만 아니라 남의 실수에서도 교훈을 얻는다고 한다. 그래야만 남이 저지른 실수와 같은 유형의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아우디, 람보르기니, 포르셰 등 12개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거대 글로벌 기업인 폴크스바겐이 엄청난 실수를 저질러 휘청거리고 있다. 그럼 우리는 폴크스바겐의 실수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2015년 9월 3일 폴크스바겐(VW: Volkswagen) 측이 미국 당국에 배출가스 관련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25명의 엔지니어들이 소프트웨어 조작을 자백함으로써 VW의 사기극이 공식적으로 드러났고, 전 세계에 일파만파로 번져나가고 있다.
도대체 폴크스바겐은 어떤 속임수를 썼다는 것인가? VW이 자동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자제어유닛(ECU)에 이중으로 속임수 소프트웨어를 넣어 핸들 위치, 차량의 속도, 엔진작동지속시간, 대기압 등 다양한 변수들을 분석해 고속도로주행, 시내주행, 또는 검사주행을 구분하여, 검사주행이라고 판단되면 소프트웨어가 ‘차량검사조정’으로 넘어간다. 그러면 배출가스 억제시스템이 작동돼 질소산화물(NOx: NO, NO2)의 배출량이 크게 감소되어 미 환경청의 규제기준에 맞게 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일반적인 주행으로 인식하면 ‘도로조정’으로 넘어가 질소산화물을 전부 내뿜게 된다. 그 정도가 미국 매연기준의 40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질소산화물은 1급 발암물질에 속한다.

그럼 폴크스바겐은 무엇 때문에 이런 어이없는 조작을 했을까?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작동시키면 연비와 엔진출력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폴크스바겐은 미국에서 ‘VW의 클린 디젤엔진은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면서고 성능과 연비가 우수하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만약 연비가 떨어지고 엔진출력도 회사가 홍보하는 것 이하라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를 회피하려다 더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현재로서는 자동차의 출력, 연비, 친환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으니 겉으로 얼른 드러나지 않는 친환경을 희생하고 바로 드러나는 출력과 연비를 높이려 한 것이다. 그것이 소프트웨어 속임수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가스조작 사태로 폴크스바겐이 입을 손실은 적게는 66조원에서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문제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리콜 할 차량은 95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등 각국 정부에서 부과하는 벌금과 수리비 등을 합하면 그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VW 사태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각국에서 폴크스바겐을 구매한 소비자들, 투자자들, 환경단체들, 협력업체들과 딜러들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 측은 사태수습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명도가 높은 아우디나 람보르기니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손실은 폴크스바겐의 신뢰도 추락이다. 현재 각국에서 폴크스바겐 차량의 구매계약을 취소하거나 이미 지급한 대금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의 시장마저 상실하게 되었다. 폴크스바겐의 신뢰도 추락은 비단 한 기업차원에 그치지 않고 독일이라는 국가의 브랜드 이지에도 큰 데미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독일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폴크스바겐 사태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첫째, 다수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 제16대 대통령이었던 링컨이 말했듯이 ‘모든 사람을 잠깐 속이고, 소수의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으나, 모든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몇 년 동안 성공적인 거짓말쟁이가 될 수 있었고, 다수를 잠깐 속일 수 있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속담처럼 결국 그들의 속임수는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둘째, 욕속부달(欲速不達)이다. 욕속부달이란 ‘성과를 빨리 내려 하면 오히려 이루지 못한다’는 말로 논어에서 유래한 사자성어이다. 폴크스바겐은 일본의 도요다자동차와 세계 1, 2위를 다투는 거대한 기업이다. 그런데 폴크스바겐 경영진은 2018년까지 확실하게 세계 제1위의 자동차회사가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셋째, 기업문화이다. 미국의 경제 및 금융전문방송채널인 CNBC는 폴크스바겐 스캔들에 대한 해설칼럼을 통해 ‘폴크스바겐 사태를 보면 수년 동안 한 명의 엔지니어나 경영진이 전체시스템을 속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전형적으로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는 기업문화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넷째, 안이한 위기관리이다.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문제는 이미 2013년 초에 불거졌다. 이 사태로 무려 50만대를 리콜했다. 이때 경영진은 위기를 감지했어야 옳다. 또 일찍이 배기가스 조작을 제보 받은 바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를 묵살했다. 덩치 키우기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이로 볼 때 폴크스바겐은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호미로 막을 걸 이제는 가래로도 막기 힘들게 생겼다. 
다섯째,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결론적으로 폴크스바겐 스캔들은 소탐대실을 보여준 사건이다.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 큰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2018년까지 세계 1위 자동차회사는커녕 회생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폴크스바겐이 소탐(小貪) 또는 견소리(見小利) 하는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이런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폴크스바겐이 저지른 실수는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이다. 단기적으로 성장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덩치를 신속하게 키우고, 보다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고객을 속이고자 하는 유혹은 상존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패가망신이라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순리를 어기면 반드시 재앙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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