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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11명이 한다

조회수 3,582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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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 이야기]
 

영국의 축구리그 시스템은 풋볼 리그 피라미드라고 불리는데, 가장 상위 리그가 프리미어(premiere) 리그이다. 그 아래에 다양한 등급의 풋볼리그가 있는데, 7000개 이상의 축구클럽이 잉글 축구리그 시스템에 존재한다고 한다. 풋볼 피라미드는 다른 레벨의 리그 사이에 승강제(昇降制) 곧 상위리그에서 성적이 나쁜 팀이 하위리그로 내려가고 하위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팀이 상위리그로 올라가는 계층구조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축구선수들에게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는 꿈의 무대인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스포츠 리그이자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리그이기 때문이다.
 
영국 풋볼리그에 퀸스파크레인저스(QPR)라는 팀이 있다. 런던에 연고를 둔 이 팀은 1882년에 설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다. 그러나 성적은 크게 보잘 것이 없다. 그런데 QPR은 2010-11년 시즌에 2부 리그인 풋볼리그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됐다. 그러자 이 클럽을 2011년 말레이시아의 재벌인 에어아시아(AirAsia)사의 토니 페르난데스(TonyFernandes) 회장이 사들여 구단주가 됐다. 
구단을 인수한 후 페르난데스는 거액을 투자해 유명선수들을 영입했고 이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던 박지성 선수도 QPR로 이적했다. 그에 따라 축구 전문가들은 새 시즌에 QPR이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중위권은커녕 구단 역사상 최다 무승(無勝) 기록을 세우면서 프리미어리그 꼴찌가 돼 다시 2부 리그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럼 그 이유는 무얼까? 기존 QPR이 2부 리그에서 우승해 프리미어리그로 도약한 것은 순전히 기존 선수들의 공(功)이다. 다시 말하면 기존의 무명선수들이 제심합력(齊心合力) 하여 혼신의 노력을 한 결과 QPR이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유명선수들을 영입한답시고 거액을 쏟아 부으면서도 기존선수들의 공은 외면당했다. 그들은 후보 선수로 전락하거나 다른 팀으로 방출되는 신세가 됐다. 과객이 안방을 차지하고 주인은 골방으로 밀려나거나 쫓겨나 버리는 꼴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기존선수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를 듯했고 영입선수들과의 협조는커녕 마찰과 갈등이 심각한 상태가 됐다. 
 
선수들은 연봉 문제로 사분오열됐고 경기장에서는 상호간에 패스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일종의 사보타지(sabotage)가 벌어진 것이다. 형편없는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리그 도중 5일 동안 두바이로 전지훈련을 갔으나 감독은 훈련에는 관심이 없고 새로운 선수 영입에만 몰두하고 있었으며 선수들은 5일 동안 겨우 90분 정도 훈련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흥청망청 놀기만 했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팀 성적을 올리는 문제에는 무관심했다. 좋은 성적을 올리면 보상을 받는 게 아니라 쫓겨나는 신세가 되니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 선수들은 팀 성적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연봉문제와 포지션 문제로 불만이 가득했다. 이런 총체적인 문제에 대해 감독은 ‘선수들이 팀의 추락을 즐기고 있다’고 말한 뒤 곧 경질됐다. 구단주는 즉각 감독을 교체했지만 QPR의 문제는 감독의 문제가 아니었다. 공정성과 균형의 문제였다.
 
축구는 스타플레이어 몇 명이 하는 게 아니다. 물론 스타플레이어 20%가 골의 80%를 넣지만 나머지 80% 선수들의 어시스트가 없다면 그들도 역시 골을 넣을 수 없다. 축구는 20%의 스타플레이만 하는 게임이 아니라 11명이 한다. 아무리 천재적인 선수라 하더라도 혼자서는 절대로 골을 넣을 수 없다. QPR은 이걸 몰랐던 것이다. 스타플레이어 몇 명만 있으면 성적이 좋아질 것으로 착각하고 거액을 들여 그들을 영입하는 데만 열을 올렸지 전체 선수들에 대한 대우의 공정성과 균형을 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굴러들어온 명예와 돈방석을 스스로 걷어 차버린 것이다.
애터미 사업에서 제심합력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런 제심합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전제조건이 바로 공정성과 균형이다. 제심합력 해 좋은 성과를 냈더니 엉뚱한 사람들이 과실을 독차지하고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낙인찍힌 많은 사람들이 그 공헌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순간에 제심합력은커녕 갈등과 마찰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애터미는 제심합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공정성과 균형을 핵심적인 가치로 보고 실천하고 있다. 회사와 직원 및 사업자들 본사와 협력업체 등 이해당사들이 모두 윈윈 하는 성장이 이루어져야 하고 상대적 약자를 더욱 배려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QPR은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 동반 추락한 것이다. 
 
제심합력과 동반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윤이 아니라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고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기업치고 오래 살아남은 기업이 없다. 그럼 사람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선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간 그 자체를 천부적 존엄성을 가진 인격체로 여기는 것이다. 이는 곧 인간은 존재 자체가 목적이지 누군가가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해 마음대로 이용해 먹어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철학이다. 다음으로는 잠재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업적의 인정과 대우에 공정성과 균형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애터미 사훈의 맨 머리에 나오는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라는 말 속에 이 뜻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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