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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조회수 9,887 촬영일(노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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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의 경제이야기]
 

현대 사회심리학 창시자의 한 사람인 무자퍼 셰리프(Muzafer Sherif)는 어두운 방 안에서 작은 불빛을 이용한 자동운동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지배적인 의견을 따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를 동조라 한다. 즉 동조(conformity)란 ‘압력이 있는 사회적 규범이나 의견 등에 개인의 태도, 의견이나 신념, 행동 등을 동화시키는 경향’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특정한 장소·집단·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와 규범에 순응하는 행동양식을 말한다. 한편 이 실험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사실은 정답이 없거나 모호한 상황에서는 집단의 의견을 하나의 정보로 활용해 개인의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에 대해 게슈탈트(Gestalt) 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Solomon Asch)는 셰리프의 실험에서 동조효과가 발생한 것은 집단압력 때문이 아니라 실험자극이 가지고 있는 모호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애쉬는 정답이 분명한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동조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정확한 정답이 존재하는 자극을 통해 동조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것이 유명한 애쉬동조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애쉬는 먼저,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은 하나의 선이 그려져 있는 카드를 보여준 후 길이가 다른 선분 3개가 그려진 또 다른 카드를 실험 참여자들에게 보여주었다. 두 번째 보여준 카드에 그려진 선분 3개 중 하나는 처음에 보여준 카드에 그려진 선분과 길이가 정확하게 같다(그림에서 C 선분). 애쉬는 참여자들에게 두 번째 보여준 카드에서 처음 보여준 카드와 같은 길이를 가진 선분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런데 실험 참가자 7명 중 1명을 제외한 6명은 실험 도우미로 사전에 고의적으로 오답을 말하게 했다. 그리고 6명의 실험 도우미들이 차례로 오답을 말하도록 하고 진짜 실험 대상자는 맨 나중에 답을 말하도록 했다. 여러 차례의 실험을 해본 결과 진짜 실험 대상자의 75%가 다른 6명의 오답에 동조해 오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자기 소신껏 정답을 대답한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즉 4명 중 3명은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지 않고 지배적인 의견에 동조하며 4명 중 1명만이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에 오답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왜 그런 선택을 했느냐고 묻자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동조했다는 인식보다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거나 시력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처음에는 맞는 답을 골랐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다른 답을 이야기하자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동조한 것이다.
우리나라 EBS 방송에서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솔로몬 애쉬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동조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도 유사하게 나왔다. 여기에서 우리는 동조현상 즉 보이지 않는 집단의 압력에 따라 명백하게 옳은 답을 버리고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는 현상은 문화권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나 집단의 무언의 압력은 이렇게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솔로몬 애쉬는 계속적인 실험을 통해 동조가 발생하는 경계조건을 확인했다.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는 동조가 발생하지 않으며 협력자가 3명인 경우 동조현상이 가장 강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실험 협력자 중 한 명이라도 연구자와 약속한 다른 답을 말한 경우 오답률이 25%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이는 동조가 강하게 발생하기 위해서는 만장일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군중심리란 바로 집단적 동조현상이다. 즉 군중들이 지배적 의견에 따라 행동하고 개인의 이성이나 판단은 무시하는 것이다. 그 결과 군중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군중심리는 인간의 생존본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즉 인간도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위험을 피하거나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집단의 지배적인 의견에 동조하고 집단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군중심리는 약일까, 독일까? ‘군중심리’라는 말은 ‘다수의 사람들이 자제력을 잃고 특정 이념이나 주장에 따라 비이성적인 집단행동을 하는 현상’이라는 식으로 인식돼 통상 부정적인 맥락으로 쓰인다. 그러나 군중심리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그것은 약도 아니고 독도 아니다.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된다. 만일 특정 세력이 자신들의 사익추구를 위해 군중심리를 이용한다면 이건 엄청난 독이 된다. 나치즘이나 파시즘 세력이 전형적인 예이다.
현대사회에서 SNS를 통해 가짜 뉴스를 퍼뜨려 특정인에 대한 마녀사냥이나 특정 기업을 망가뜨리는 것도 엄청난 독이다. 그러나 IMF 사태 때 금 모으기 운동, 월드컵 거리응원이나 태안 해변의 기름 제거 자원봉사처럼 긍정적인 면도 매우 많다.

문제는 리더와 리더십이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군중에게 합리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면 군중심리는 개인이 해낼 수 없는 엄청난 일을 해낸다. 문자 그대로 슈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마케팅 사업도 마찬가지다. 수천 또는 수만 명의 스폰서와 파트너들로 이뤄진 휴먼네트워크는 리더십의 질에 따라 긍정적인 군중심리를 발현해 개인으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고 부정적인 군중심리가 작동해 개인과 사회에 엄청난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다. 여기에 리더의 역량과 인격의 중요성이 있다. 애터미에서 각급 리더 워크샵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도 리더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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